장태평 前농식품부 장관 “10년 뒤엔 농업인구 3%대로 감소… 年매출 100억 농가 100개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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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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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수산 실천포럼’ 발족

“10년 뒤 국내 농업 인구는 지금의 절반인 3%대로 감소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제 곡물가는 더 뛰겠지요. 중국은 ‘식량의 블랙홀’이 될 것이고요. 우리 농업이 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큰일 납니다.”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62·사진)을 만났다. 장 전 장관은 이날 ‘더 푸른 미래재단’ 이사장에 취임하고 ‘미래 농수산 실천 포럼’을 발족시켰다.

“경쟁력 있는 ‘기업형 농가’를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옛날처럼 한 해 농사지어 한 해 먹고사는 소규모 농업으로는 농촌도, 우리 밥상도 지킬 수 없습니다. 적어도 10년 안에 연매출 100억 원대인 농가가 100개는 나와야 합니다.”

그는 “100억 원대 기업형 농가 1곳이 나온다는 뜻은 그 주변의 수십, 수백 개 농가가 함께 성공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현대의 유통구조에서는 여러 농가가 힘을 합쳐야만 대형 유통처에 물량을 댈 수 있다는 것.

“포도를 예로 들까요. 아무리 포도 농사를 잘 짓는 농가라고 해도 혼자 생산해서는 이마트 하루 치 물량도 못 댑니다. 대형 유통처와 협상력을 갖고 농가 수익을 올리려면 ‘조직화된 영농’ ‘기업형 영농’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그는 “네덜란드에는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협동 농가가 2000곳에 이르지만 우리나라에선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이것이 농업강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차이”라고 말했다.

“젊고 유능한 전국의 농업인들을 스터디 그룹으로 엮고 각 그룹에 조언을 할 전문 멘터를 연결해줄 겁니다. 농업인들이 잘 모르는 세무, 회계, 금융, 마케팅, 디자인 분야 전문가들이지요. 이미 수십 명의 전문가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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