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승률 59% 퍼거슨이 명장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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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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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한 첼시가 급부상하기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최고 흥행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경기였다. 두 팀의 경기는 지금의 엘 클라시코(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인기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벌이는 경기)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두 팀의 혈전은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 2004년 10월, 4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아스널은 할리우드 액션으로 논란이 된 웨인 루니의 페널티킥 유도에 무너져 맨유에 0-2로 패했다. 분을 참지 못한 아스널 선수들은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피자를 던졌다. 이는 집단 싸움으로 번져 언론 지상을 장식했다. EPL의 전설로 남은 ‘피자 게이트’다. 앙금이 가시지 않은 2005년 2월 아스널의 하이버리 구장에서 두 팀 선수들은 경기 전 입장을 기다리다 터널에서 또 충돌했다. ‘터널 게이트’다.

수장들도 만만치 않았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과 아스널의 아르센 벵게 감독은 각각 ‘불’과 ‘물’을 상징할 정도로 성격이나 팀을 지휘하는 방식이 달랐다. 가뜩이나 자주 싸우는 두 사람의 설전이 피자 게이트 이후 점입가경으로 치닫자 영국 경찰까지 나서 자제를 요청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2006∼2007시즌 초 맨유는 아스널에 연거푸 졌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결과가 나쁘면 라커룸에서 축구화를 걷어찰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다. 세상이 다 아는 앙숙에게 연이어 패배했으니 길길이 날뛰고 선수들을 다그칠 법도 하건만, 퍼거슨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오직 진정한 챔피언만이 패배 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다. 지금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패배는 오히려 보약이다. 같은 실수를 안 하면 된다.” 팀을 재정비한 맨유는 결국 해당 시즌에 EPL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패배 후 진가를 보여줘야 진짜 챔피언(Only true champions come out and show their worth after defeat)’이라는 퍼거슨 감독의 말은 실패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을 잘 보여준다. 누구나 성공을 좋아하고 실패는 싫어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성공만 거듭할 수는 없다. 천하의 퍼거슨 감독도 마찬가지다. 1986년 맨유 감독이 된 그는 현재까지 59%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10번 중 6번만 이겨도 EPL 최고 감독으로 군림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시리즈에서 10번 우승한 김응룡 전 삼성라이온즈 사장,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도 모두 5할대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명장이 된 이유는 4번 패배했을 때 이를 차분히 인정하고, 그 이유를 찾아내 다른 패배를 막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사례지만 3M의 포스트잇 개발도 실패 덕분에 가능했다. 강력한 접착제를 발명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연구원이 엉뚱하게 잘 떨어지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게 포스트잇으로 이어졌다. 만약 한국 기업에서 잘 붙는 접착제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은 직원이 잘 떨어지는 접착제를 개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영자는 해당 직원을 나무라기 바쁘고, 직원 역시 실패를 부끄럽게 생각하며 감추려 할 것이다.

한국 사회엔 무조건 실패를 피하려는 개인이나 조직이 많다. 직장인들의 술자리에서도 “열 번 잘하고 한 번 실수하는 것보다, 다섯 번만 잘하고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게 낫다”는 식의 조언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개인도 조직도 발전할 수 없다. 특히 창조 혁신 역량이 화두인 초경쟁 시대에 이런 접근법은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성공은 종종 자만을 불러와 예기치 않았던 큰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실패는 반성과 교훈을 남겨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조직 학습에서 실패가 중요한 이유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4호(2011년 2월 1일자·창간 3주년 기념호)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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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만족도 높여야 외부고객 만족시킨다

▼ Special Report


“관료적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상사에게는 얼굴을, 고객에게는 엉덩이를 내밀게 된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관료적 조직에 대해 이같이 일갈했다. 관료적 조직에서 직원들은 고객보다 상사를 훨씬 더 신경 쓰게 된다는 의미다. 예측 가능성이 높았던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기계-관료제 모델(machine bureaucracy model)이 효율적 경영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점차 효력을 잃게 됐다. 이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일선 현장 직원부터 중간관리자와 최고경영자들은 자신의 시선을 고객이 있는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은 ‘외부 고객 만족은 내부 고객 만족으로부터’라는 모토를 내걸고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인사 및 조직 관리 방안을 소개한다.



SNS 통한 마케팅 효과 극대화하려면…

▼ SNS Marketing


트위터의 파급력은 트위터 글을 언제 올리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이 트위터에 남긴 글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해당 트윗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팔로어에게 리트윗을 해줘야 한다. 여기서 리트윗은 트위터의 이용 시간과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나 트위터를 할 수 있는데 이용시간이 뭐 그리 대수냐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조사 결과 사람들이 리트윗을 많이 하는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9시, 오후 11시∼오전 1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수신 트윗을 확인한 뒤 곧바로 리트윗을 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대신 점심시간 전후에 집중적으로 리트윗을 하거나 오후 일과를 마친 저녁이나 심야에 주로 리트윗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트위터 메시지 확산 패턴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트위터로 메시지를 더 폭넓게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혁신에 대한 오해와 통념… ‘신화의 틀’을 깨라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많은 사람들은 찰나의 깨달음이 혁신을 낳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목욕하다 깨달음을 얻은 아르키메데스와 사과나무 아래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낸 뉴턴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실제로 혁신은 5%의 영감과 95%의 땀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더 많다. 혁신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서부터 성공적인 상업화에 이르는 일련의 활동이 연결된 하나의 사슬이라고 생각해보자. 가장 시간 소비가 많은 곳은 떠올린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전체 사슬의 끝단에 위치해 있다. 또 문제가 발생하는 곳도 사슬을 구성하는 여러 단계 중 뒤편에 위치한다. 현명한 기업은 혁신 가치 사슬 가운데 자사가 어느 지점에서 취약한지 잘 파악하고 있고, 강점을 강화하려는 노력보다 약점을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혁신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통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혁신 활동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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