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의 투자터치]투자의 시대, 피하기만 하다간 앉아서 돈까먹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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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격언 : 행운이 노크를 하면 문을 열어라

어느 마을에 신실한 신앙심을 가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해에 큰 홍수가 나서 마을이 온통 물에 잠기고 난리가 났다. 그 신자는 제일 높은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빨리 구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를 했다. 잠시 후에 구조대의 고무보트가 한 대 오더니 타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하늘에서 도움이 올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나 구하라고 했다. 비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얼마 후 모터보트가 다가왔지만 역시 하늘의 도움을 기다린다며 거절했다. 옥상까지 물이 차오르는데 이번에는 헬리콥터가 나타나 구하려고 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거절하며 기도만 계속했다. “하늘이시여! 지금 물이 목에까지 올라오는데 왜 빨리 안 구해주시는 겁니까?” 그러자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냐? 너를 구하려고 고무보트, 모터보트, 헬리콥터 등 세 번이나 보내지 않았느냐?”

겨우 구조된 그 신자가 이번에는 주식투자를 시작하며 좋은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하늘에 열심히 기도를 했다. 어느 날 증권사 영업직원이 전화를 걸어 현대중공업을 사면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그러나 그는 하늘에서 좋은 종목을 알려 줄 것이라며 거절했다. 얼마 후에 증권사 직원이 다시 전화를 해 기아차가 좋다고 추천했으나 역시 듣지 않고 기도만 했다. 다시 며칠 뒤에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유망하다며 매입을 권했지만 그는 하늘의 응답만 기다리며 주식을 사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에 주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었다.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늘에 대고 크게 소리쳤다. “하늘이시여! 주가가 연일 잘 올라가는데 왜 좋은 종목을 빨리 추천해 주지 않는 겁니까?” 그러자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냐? 그동안 좋은 주식을 세 번이나 추천해 주었는데… 현대중공업, 기아차, 삼성전자 말이다.”

누구에게나 행운의 여신이 일생에 세 번 정도는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변덕이 심해서 노크를 했을 때 바로 문을 열지 않으면 옆집으로 가버린다. 그러므로 행운의 여신이 우리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재빨리 문을 열어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그래서 서양 속담에 ‘행운의 여신이 노크를 하면 즉시 문을 열어라’는 말이 있다. 또 ‘행운의 여신은 앞머리를 잡아야 한다’는 속담도 있는데 행운의 여신은 머리카락이 앞부분에만 있고 뒷부분에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순식간에 지나쳐버리는 행운의 여신을 잡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가 앞머리를 움켜쥐어야지 머리카락이 없는 뒤를 쫓아가면 늦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와 증시의 큰 사이클을 보면 5년 단위로 대세 상승장이 찾아오는 것 같다. 종합주가지수를 놓고 살펴보면 1989년, 1994년, 1999년에 1,000포인트를 기록했다. 그 후에는 사이클이 조금 달라져서 2005년에 1,000포인트를 회복한 후에 2007년까지 꾸준히 올라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대폭락했던 종합지수는 다시 2010년 말에 2,000포인트를 회복했고 현재 큰 상승 사이클을 그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이다. 방심하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주식투자를 안 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최근에 금리가 다소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저금리 시대이고 미국의 금융 완화 정책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험회피에만 너무 신경을 쓰면 가만히 앉아서 자산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저축의 시대가 아닌 투자의 시대에 주식투자를 외면하면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나 경기침체로 인한 전체 시장의 대폭락으로 가치우량주들이 덩달아 크게 떨어질 때이고, 또 하나는 경제가 장기 침체국면을 벗어나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때이다. 그런 시점에서 시장의 주도주인 ‘뛰는 말’에 올라타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직접투자를 하기가 불안하다고 겁을 내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은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간접투자 수단이 많이 있다. 주식형펀드, 상장지수펀드, 랩어카운트, ELS, ELF 등 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추어 고를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활황 장세라고 하더라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손실을 볼 여지는 여전히 있고 그래서 망설여질 수 있다. 그럴 경우는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듯이 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에 투자금액과 투자시기를 분산시키는 방법도 좋다. 손실의 가능성을 줄이고 수익의 확률이 높은 쪽으로 머리를 쓰고 눈을 돌린다면 지금 노크를 하고 있는 행운의 여신이 환한 미소로 화답할 것이다.

박용선 SK증권 역삼역지점 영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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