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대사 릴레이 인터뷰]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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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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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불균형은 환율 아닌 구조적 문제”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및 신흥국 중에서도 처음으로 개최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번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제5차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접견실에서 만난 장신썬(張흠森·57) 주한 중국대사는 “이번 회의는 G20의 미래 발전에 중대한 의의가 있는 정상회의”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장 대사와의 일문일답.

―부임한 지 반년이 넘었다.

올해 3월 31일 제6대 주한 중국대사로 부임한 장신썬 대사는 누구보다도 한국 배우기에 열심이다. 부임 당시엔 한마디도 할 줄 몰랐지만 지금은 수인사는 한국어로 나눌 정도가 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올해 3월 31일 제6대 주한 중국대사로 부임한 장신썬 대사는 누구보다도 한국 배우기에 열심이다. 부임 당시엔 한마디도 할 줄 몰랐지만 지금은 수인사는 한국어로 나눌 정도가 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매우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운 좋게도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참석한 한중일 정상회의를 수행하면서 양국 지도자가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마음을 담아 교류하는 걸 직접 목도했다. 또 양국의 기업가에게서 상호 협력으로 알찬 결실을 보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중국 내의 한류(韓流)와 한국 내의 한풍(漢風)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 수교 18년 만에 양국 관계는 이미 ‘하늘을 찌르는 거목(參天大樹)’으로 자랐다. 앞으로 18년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런 시기에 주한 대사로 일하는 게 매우 영광스럽다.”

―최근 양국 관계에 대한 평가는….

“올해 양국 방문객은 700만 명에 이를 것 같다. 중국의 국경절 연휴 때 서울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관광객 상대 판매액은 지난해의 380%로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1409억 달러였던 무역액은 올해 크게 늘어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매주 800여 편의 항공기가 양국을 오간다. 이처럼 양국 관계는 전(全)방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양국 관계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국 교류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국가뿐만 아니라 부부간에도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화와 소통을 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양국은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어떤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나은 상호 이해와 관계 발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은 올해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솔직히 말해 중국과 미국은 격차가 크다. 경제총량만 커졌지 기반은 허약하고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여전히 4000달러 이하이고 빈곤선 이하 주민도 1억 명을 넘는다. 중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중국이 이번 G20 회의에서 중시하는 문제와 제기할 의제는….

“이번 회의의 중점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을 해결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이 거시 경제정책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위해 각국이 약속한 정책을 실행하며 △국제금융의 신질서를 수립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글로벌 무역 및 투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 행동해주길 바라는 국제여론이 있다.

“중국은 줄곧 ‘책임 있는 대국’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최빈국 지원 기금을 조성할 때 IMF가 발행한 500억 달러의 채권을 사줬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과 6500억 위안(약 109조 원)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최빈국 채무는 면제 또는 탕감해줬다. 중국은 앞으로도 지위에 상응하는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 나갈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춰 막대한 무역흑자를 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은 의도적으로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흑자 중 90%는 중국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흑자를 내고 한국 일본 동남아에선 적자다. 2005년 이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20% 이상 올랐다. 국가 간 무역 불균형 문제는 환율이 아니라 무역 구조에 따른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한국은 하나의 매우 두꺼운 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한국인의 생기발랄함과 한국의 활력을 더 느끼고 있다. 한국인은 근면하고 지혜로우며 열정적이고 손님을 잘 대접하는 민족으로 양국은 서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바라는 게 있다면….

“한국은 중국의 좋은 이웃이다. 양국 관계 발전의 잠재력은 크고도 넓다. 동아일보를 통해 한국의 각계 친구들에게 안부와 축원을 전한다. 중한 관계가 더 깊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한국인이 관심을 갖고 도와줬으면 한다.”

장 대사는 한국 요리 중 불고기를 가장 좋아한단다. 친한 친구를 꼽으라 하니 ‘이명박 대통령’부터 시작해 대기업 회장, 문화예술 인사, 평범한 서민 이름까지 줄줄이 댄다. 활동 무대도 제주도부터 경기, 강원도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차세대 최고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같은 나이로 생일만 1개월 늦다고 말하니 “잘 모르는 사이”란다.

부인 쑨민친(孫敏勤·57) 씨 역시 참사관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아들(25)은 상하이(上海)에서 컴퓨터 관련 회사를 다닌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1953년 7월 상하이 출생 △1978년 중국 외교부 입사 △1990∼1997년 신화사 홍콩분사 근무 △1997∼1999년 외교부 홍콩마카오대만사(司) 참사관 △1999∼2002년 외교부 홍콩마카오대만사 부사장(副司長) △2002∼2005년 외교부 홍콩마카오대만사 사장(司長) △2005∼2007년 주 아일랜드 대사 △2007∼2010년 외교부 판공청 주임 △2010년 3월∼현재 주한 중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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