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Small Giants대한민국 강소기업 外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작지만 강한 그들은 한우물만 팠다

치과 임플란트 시장을 주도하는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이다. 그는 치과 의료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임플란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문가가 이끄는 회사답게 고객의 니즈에 맞춘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했고, 창업 10년 만인 2007년 코스닥에 진입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연평균 82%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형적인 ‘스몰 자이언츠’ 기업으로 꼽힌다. 작지만 강한 기업, 즉 ‘강소기업’이라는 뜻이다. 중소기업학회 회장이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인 이 책의 저자는 72개 업체를 대상으로 강소기업의 성공 전략을 파헤쳤다. 저자가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견한 성공 비결은 ‘시장을 잘 아는 창업자의 비전’이었다.

스몰 자이언츠엔 대개 극적인 스토리가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끄는 컴투스는 시장 예측에서 늘 한발 앞섰지만 여러 가지 걸림돌로 인해 번번이 경쟁업체에 선수를 빼앗기는 실패를 반복했다. 그러나 무선 인터넷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측과,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있어선 한발 앞섰다. 무선 인터넷 기반에선 증권 정보와 게임 콘텐츠가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 직원들은 ‘다마고치’ ‘블랙잭’ ‘오목’ ‘고스톱’ 등 다양한 게임을 내놓으면서 단숨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1990년대 초 잉크젯 프린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하자 정광춘 잉크테크 대표는 반지하 임대 공장에서 직원 세 명을 두고 회사를 설립했다. 초기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수입 잉크 가격이 폭등하자 대체품으로 리필 잉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 회사는 1997년을 기점으로 매년 100% 이상 성장했다. 정 대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창의력이나 혁신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며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 기업문화를 강조한다. 그는 창업 이후 매출 대비 평균 10%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저자는 “강소기업은 불확실한 틈새시장에 남보다 먼저 진입하고 스피디한 조직학습을 통해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경쟁력을 구축한다. 이 경쟁력으로 내수시장을 장악하거나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강소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저자는 창업자의 리더십과 경험, 제품과 기술의 특성, 창업 전략과 마케팅, 재무 능력 등을 꼽았다. 특히 창업 초기에 ‘누가’ ‘왜’ ‘무엇’을 하느냐의 차이는 미래 성공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경로가 한번 결정되면 쉽게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 대상이었던 72개의 강소기업 중 경로를 중간에 바꾼 사례는 없었다.

이를 달리 풀이하자면 ‘초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저자는 “스몰 자이언츠의 성공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끊임없이 자신의 출발점을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성공을 만들어내는 차별화의 원천은 창업 당시의 출발선에서 이미 결정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길: 유라시안 네트워크
한국의 미래 활로는 유라시안 루트에
이민화 지음
256쪽·1만4000원·새물결

중소기업청 기업호민관인 저자는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성장 동력의 상실과 북한 문제가 어려움의 주된 이유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그랜드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고조선부터 고려시대까지 로마에서 경주에 이르는 몽골리안(유라시안) 네트워크의 일원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네트워크에서 이탈해 중국이라는 정주민 네트워크에 합류하고, 18세기 이후 유라시안 네트워크를 잇는 실크로드도 쇠퇴하면서 조선이 망국에 이르렀다고 분석한다. 다시 국가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개방, 개혁 네트워크 국가로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터키, 카자흐스탄, 베트남, 헝가리 등 유라시안 네크워크 거점 국가들과 열린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원 확보의 효율성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 경영
지친 이들을 위한 두보-이백의 漢詩들
홍상훈 지음
226쪽·1만3000원·새빛


중국 당나라 때 승려 경잠이 읊은 ‘죽간게(竹竿偈)’에 나오는 ‘까마득한 장대 끝(백척간두·百尺竿頭)’이란 말은 인생에서 성공을 이뤄 절정의 기쁨에 젖어 있을 때, 혹은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를 가리킨다. 저자는 “절정의 환희와 극단의 절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 지점에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는 마음의 밭을 착실히 갈았을 때에만 거둘 수 있는 열매”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처럼 마음을 갈고닦는 데 도움이 되는 한시들을 소개한다. 세상이 나를 조롱한다고 느낄 때는 두보의 ‘곡강에서(곡강이수·曲江二首)’의 한 구절을, 인생길이 어렵다고 느낄 때는 이백의 ‘행로난(行路難)’을, 들끓는 감정을 녹이고 싶을 때는 송나라 때 소순흠이 쓴 ‘거울을 보며(남조·覽照)’를 읽으라고 권한다. 시가 쓰인 배경과 시에서 얻어야 할 교훈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직장 내 인간관계와 가정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직장인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