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스페인 해산물 요리의 친구 ‘알바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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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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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출간된 ‘귀네스 팰트로의 스페인 스타일(Spain-A Culinary Road Trip)’이란 책을 반갑게 읽었다. 이 책은 미국 PBS가 ‘스페인-다시 떠나는 여행’이란 제목으로 2008년 9월부터 13회에 걸쳐 음식에 초점을 맞춰 스페인 이곳저곳을 소개한 TV 프로그램이 전신이다.

국내 번역본 제목에서는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라는 스타를 앞세웠지만 실제로 이 여행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글을 쓴 이는 음식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봤을 세계적인 스타 셰프 마리오 바탈리다. 이 둘 외에도 뉴욕타임스 음식 칼럼니스트 마크 비트먼과 스페인 여배우 클라우디아 바솔스가 스페인 음식 기행에 동행했다.

미국을 자주 드나드는 지인이 당시 방영하던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필자에게 여러 차례 언급을 해 이들의 여행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일식집에서 만난 지인이 와인을 한 병 가지고 나왔는데 팰트로가 스페인 여행에서 열렬한 지지를 표현했던 와인이라고 했다. 바로 알바리뇨였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활발히 소개되지 않은 이 와인은 웬만한 와인 애호가도 아직 맛보지 못한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알바리뇨는 이베리아 반도 주민들이 해산물 요리를 먹을 때 가장 많이 찾는 화이트 와인이다. 스페인 북서쪽 갈리시아 지방의 해변 마을 리아스 바익사스가 이 와인의 터전이다. 해안이 복잡한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서해안을 ‘리아스식 해안’이라 부른다고 배웠던 학창시절 지리 수업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이곳 환경이 머릿속에 대강 그려질 것이다. 리아스식 해안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곳이 바로 이곳 리아스다.

유럽에서도 해산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이곳 요리에 알바리뇨는 중요한 양념으로도 쓰인다. 바탈리가 공개한 조개찜 레시피를 보면 통상 조개 1kg을 찔 때 생마늘 1통,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2큰술 그리고 알바리뇨 반 병이 필요하다고 한다. 알바리뇨가 리슬링이나 남프랑스의 프티 망상 품종과 관계가 있다는 설도 전해지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맛과 향에 있어 비오니에와 게부르츠트라미너에 종종 비견되는데 필자는 비오니에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최근 오크 숙성을 거친 알바리뇨도 생산되고 있다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가장 최근의 빈티지가 수수하면서도 붙임성 있는 알바리뇨의 맨살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같다.

스페인 미식 여행단 네 명이 꼽은 최고의 스페인 와인을 살펴보니 바탈리는 베가 시실리아 와인, 비트먼은 레드 와인에 오렌지, 복숭아 등의 과일을 넣고 차갑게 마시는 상그리아, 팰트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알바리뇨, 클라우디아는 부블리 카바를 꼽았다. ‘부블리 카바’라고? 옆에 적혀 있는 원어를 보니 ‘bubbly Caba’다. 고쳐보자면 그냥 ‘카바(Cava)’라고 하는 것이 맞고,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을 뜻한다. 주로 카탈루냐 지방 페네데스에서 많이 생산된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 이번주의 와인
파소 데 세노란스, 알바리뇨 2008

지난해 가을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인수지에스트가 뽑은 ‘스페인 베스트 톱 와인 10’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된 화이트 와인이다.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엘 불리, 미슐랭 스리스타에 빛나는 프렌치 론드리(캘리포니아 욘트빌)의 와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린 와인이다. 복숭아, 멜론 등의 과일향도 수더분하고 산도 역시 튀지 않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알린다. 미국 소매가 25달러 선. 국내엔 아직 수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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