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특집]“협력업체가 오래 잘돼야 우리도 안정적” 대기업 생각을 바꾸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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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제한적 최저입찰제’로 덤핑 원천봉쇄


SK텔레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중소기업과의 협력 수준을 넘어 기업의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을 고민하고 사회 전체의 고용 창출과 안정적인 고용 유지를 돕는 활동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장기적인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최근 도입하고 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들에는 다양한 파트너의 기술과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능력있는 국내 중소 협력업체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잘 되면 곧 SK텔레콤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무엇보다 중소기업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상생의 기본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가장 많은 불만을 나타내는 ‘덤핑 입찰 유도’를 막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한적 최저가 입찰제’라는 방법인데 이는 납품단가나 입찰 금액이 기준 가격 이하일 경우 이런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낙찰시키는 제도다. 중소기업이 피해를 무릅쓰고 너무 낮은 금액을 써내는 일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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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2006년부터 진행해온 ‘SK상생아카데미’도 이미 10만 명 이상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상생아카데미는 SK텔레콤의 교육 시스템을 중소 협력사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갖기 어려운 기업들도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해줄 수 있다. 올해는 모바일 정보기술(IT) 전문가를 교육하기 위한 ‘T아카데미’도 3월 설립했다. 시장 환경이 변하고 새로운 기술의 수요가 생기면 협력업체 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켜 이런 수요를 맞추기 위한 제도다. 특히 T아카데미는 협력업체가 아닌 개인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우수한 청년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하고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T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SK텔레콤 관계사 및 협력사에 대한 취업 지원 혜택도 준다.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5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라는 연구조직도 이와 비슷한 교육을 한다. 하지만 이곳에선 실제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환경에 쓰일 중요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협력사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 전체에 공헌하기 위한 활동도 최근 시작했다. 올해 SK텔레콤은 이윤이 아닌 공익적 목적 추구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하고 ‘미소금융재단’을 만들어 금융 약자를 위한 공익적 금융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행복한학교재단’, 7월에는 ‘부산행복한학교’라는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했으며 하반기에는 추가로 2개의 사회적 기업 설립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용 확대 및 안정적인 고용 유지를 위해 기존의 외주 업체를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통합했으며 해당 업체에 근무하던 7639명의 인력도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해 채용한 바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LG, 협력사에 무이자 대출… 올 상반기만 140억 원


LG는 중소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상생경영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협력회사 스스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기술, 교육, 인력, 자금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들어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교육·인력·자금지원 등을 대폭 확대했다. LG전자가 협력사에 직접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직접대출은 지난해 100억 원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140억 원 규모로 늘었다. 금융기관과 연계해 협력사에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네트워크론 대출 역시 지난해에는 1337억 원이 지원됐지만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158억 원 규모가 이뤄졌다.

특히 협력회사의 녹색경영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이다. LG전자가 협력사에 실시해 오던 유해물질 대응 친환경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한 ‘LG전자 그린 프로그램 플러스(LGE Green Program Plus)’를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했다. 또 협력업체에 유해물질 관련 교육을 실시해 환경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교육을 받은 협력사 수강생들은 환경전문가로서 다른 협력사를 대상으로 유해물질관리 교육 및 관리를 할 수 있다. 2005년부터 5년간 1000개 이상의 협력사가 교육을 받았고 환경관리자가 1200명 이상 배출됐다. LG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LG전자가 원천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녹색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중소업체에 유럽 수출 길을 열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아크릴산과 부틸 아크릴레이트 등 2개 물질에 대해 유럽화학물질청(ECHA)으로부터 최종 승인 및 등록 번호를 획득해 유럽연합(EU)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에 본등록을 완료했다. 이로써 LG화학의 아크릴산과 부틸 아크릴레이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200여 개 접착제, 페인트 생산 중소업체들은 EU의 REACH 규정에 따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수출을 할 수 있게 됐다.

원래는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가 원료를 EU에 등록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대부분의 수출업체가 중소기업인 데다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LG화학이 직접 등록을 추진하고 중소업체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는 상생모델을 보여줬다.

LG디스플레이는 상생 개념이 희박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상생활동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국내 장비 제조업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협력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장비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는 포토마스크, 편광판, 유리기판, 백라이트 등 LCD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해 국내 부품 제조사를 육성했다. 현재 주성엔지니어링, LIG에이디피엔지니어링, 디엠에스, 에스엔유프리시젼, OCI머티리얼즈 등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코스닥 상장 기업 대부분이 LG디스플레이 협력사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포스코, 상생협력 성공 ‘아름다운 동행상’ 받아



동우자동도어(대표 김병우)는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는 포스코ICT와 함께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2010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아름다운 동행상’을 수상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 계열의 종합 SI(시스템통합) 업체다.

동우자동도어와 포스코ICT의 협력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동우자동도어는 기술이 있었지만 자금이 부족해 은행 대출로 근근이 버텨내고 있었다. 포스코ICT는 2005년 동우자동도어와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스템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술이라면 자신이 있는 동우자동도어와 자금, 영업력을 갖춘 포스코ICT의 결합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용산, 영등포, 구로, 선릉, 부평, 서현 등 서울·경기권 지하철역 10개소, 광주 지하철역 2개소에 포스코ICT와 동우자동도어의 기술로 생산된 스크린도어가 설치됐거나 혹은 현재 설치 중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140억 원어치에 이르는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브라질로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두 기업의 상생협력이 이뤄낸 쾌거다.

포스코는 이처럼 연구개발(R&D) 인력 수급이 어렵고 고가의 시험연구장비가 없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 ‘테크노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660여 명의 자문단이 참여해 중소기업의 기술 자문을 해준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모두 72개 사로, 4218명이 1763회의 기술자문과 733회의 시험분석을 지원받았다.

포스코는 최근 들어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패밀리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열고 ‘3T’를 상생협력 모토로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3T란 ‘상호신뢰(Trust), 동반성장(Together), 미래지향(Tomorrow)’을 뜻한다.

포스코는 우선 1차 협력업체와 협의한 납품단가 조정 내용이 2∼4차 협력기업에도 전달되도록 유도하고 중소 고객사에 정기적으로 다음 분기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73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놓은 금융지원 펀드의 대출 대상도 기존 1차 협력 중소기업에서 24차 협력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입찰 시에는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낙찰 제도를 기존 건설부문에서 용역부문으로도 확대하는 한편 설비 구매 계약을 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설비 구매 중도금’ 제도를 신설해 중도금 지급비율을 계약금액의 30%로 정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상생협력이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는 물론이고 공정한 사회 질서 구축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법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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