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철강 등 중국성장 수혜주, 증권 등 금리인상 수혜주 주목
[채권] 금리 영향 덜받는 5년이상 장기채-2년안팎 중기채 투자
《올해 하반기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큰 데다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재테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하반기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국내 대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23명에게 해답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이 펀드, 주식, 채권으로 나눠 투자 요령을 조언했다.》 ○“그룹주펀드 유망, 3분기에 적극 투자”
올 들어 코스피가 1,700 선을 넘을 때마다 펀드 대량 환매가 반복됐지만 전문가들은 환매에 신중하라고 입을 모았다. 한경준 한국투자증권 PB는 “금리인상 초기 주식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금리가 일정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환매를 미루는 게 좋다”고 권했다. 박환기 대신증권 부지점장은 “현재 정기예금 금리가 4% 안팎으로 환매하더라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며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는 지금보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여 기다리는 게 낫다”고 했다.
장기 투자로 일정 수준 목표 수익을 달성한 투자자라면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여러 차례로 나눠 분할 환매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부장은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2년 이상 보유한 펀드 중 성과가 저조한 펀드는 정리하고 우량 펀드로 갈아타라”고 충고했다.
새로 펀드에 가입한다면 글로벌 변수에 민감한 해외펀드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다. 김재홍 한국투자증권 PB는 “해외펀드는 주식시장이나 펀드운용 정보를 얻기 어렵고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다”며 “국내펀드와 달리 매매 차익에 세금도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강영창 삼성증권 팀장은 “기업 실적 개선으로 국내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8.7배 수준으로 낮아지며 저평가돼 있다”며 “3분기에 국내 펀드에 적극 투자하라”고 권했다.
상당수 PB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돈이 몰린 그룹주펀드를 하반기에도 유망한 국내펀드로 꼽았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는 “정보기술(IT), 자동차, 태양광 등 녹색산업에서 대기업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실적도 부익부빈익빈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대형 우량주 중심의 펀드나 국내 글로벌 대표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다양한 기초자산에 연동된 주가연계증권(ELS)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도 추천됐다. 무엇보다 하반기는 고점을 높여가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기보다 3회 이상 분할 매수하거나 적립식으로 투자하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면 중국 본토A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했다. 이경준 동양종합금융증권 PB는 “중국은 버블을 막기 위한 당국의 인위적 긴축으로 경제성장률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턱없이 낮다”며 “위안화 절상 등으로 인한 수출 타격을 막기 위해 내수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는 단기간에 과다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김주영 대우증권 팀장은 “하반기에 은행도 뛰어들면 랩어카운트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펀드보다 종목 편입 비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규모와 편입 종목을 반드시 확인해 옥석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강재순 대신증권 차장은 “과거 중국펀드 열풍도 무조건 유행에 편승해 따라붙은 투자자 때문이었다”며 “제도적으로 좀 더 정비되고 컴플라이언스 기능이 강화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 성장, 금리인상 수혜주 주목
주식 직접투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대형 우량주 위주의 장기 투자로 접근하는 게 좋다. 동시에 하반기 박스권 돌파와 내년 이후 증시 상승세에 대비해 선제적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 이경준 PB는 “기관투자가 등이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IT, 자동차 업종에서 철강 조선 해운 화학 기계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러한 중국 성장 수혜주가 하반기 증시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봤다. 최철식 부장도 “6월 이후 연기금이 철강, 화학업종을 본격 매수하고 있다”며 “중국 내수 소비 수혜주를 중심으로 조정 때마다 분할 매수하라”고 권했다.
서재연 대우증권 차장은 “하반기 금리인상으로 수혜를 볼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와 원화 강세 수혜 종목인 항공 철강 정유주를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권은정 미래에셋증권 차장은 “증권주는 지금도 가격 메리트가 크지만 하반기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한다면 선두주가 될 것”이라고 봤다.
강영창 팀장은 “코스피는 올 들어 3.1%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시장을 주도한 핵심 우량주는 15∼45% 올랐다”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초우량 기업에 투자하라”고 했다. PB들은 이러한 종목으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업체로 도약하고 있는 LG화학을 가장 많이 꼽았다.
○ 물가연동국채 절세형 상품으로 인기
금리 상승기엔 단기채권과 채권을 수시로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채권형펀드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이나 2년 안팎의 중기채 위주로 투자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정재훈 동양종합금융증권 PB는 “채권형펀드나 단기채권은 금리인상 영향을 많이 받지만 만기 보유로 장기채권에 직접 투자하면 영향이 적다”고 분석했다. 실제 장기채권은 금리인상이 이미 반영된 데다 급격한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하병옥 대우증권 팀장은 “앞으로 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장기채나 2년짜리 중기채에 만기 투자하면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환기 부지점장은 “현재 만기 2년 지방채는 은행예금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4% 후반 수익을 올린다”며 “지방채는 또 표면금리가 2.5%로 낮아 절세 전략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좋다”고 귀띔했다.
물가연동국고채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물가연동채권은 물가상승에 연동해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는 정부발행 채권. 서재연 차장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과표 기준인 표면금리가 낮아서 금융소득 종합과세자들에게 절세형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표성진 미래에셋증권 차장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부담이 크다면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있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브라질국채를 추천한다”며 “다만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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