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상임위 부결]삼성 “대체용지 고민” 롯데 “식품연구소 재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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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투자 재고 불가피”

세종시 수정법안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되자 삼성과 한화, 롯데, 웅진 등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은 대체로 투자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각종 인센티브를 전제로 세종시 투자를 약속했던 만큼 인센티브가 사라지면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정부 여당이 본회의까지 간다는 방침이어서 일단은 본회의 표결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세종시 대체 용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종시에서 애초에 삼성에 할당된 165만2800m²(약 50만 평) 크기의 땅을 찾기가 쉽지 않아 계열사별 유휴 용지까지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세종시에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사업 관련 2조500억 원을 투자해 1만5800명을 고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역시 국회 본회의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만일 세종시 원안으로 확정되면 어쩔 수 없이 식품바이오연구소 설립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각종 인센티브와 효과,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결정하는데 기본 토대가 되는 지원 법안이 바뀌면 투자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사업계획 자체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2020년까지 세종시 60만 m² 터에 1조3270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사업 연구·생산시설과 금융연수원 등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웅진 측은 “세종시 같은 좋은 조건이 없는데 매우 아쉽다”며 “공장과 연구소를 세울 만한 다른 용지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 공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웅진은 세종시를 중심으로 공주와 대전, 경북 구미에 있는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에너지 등 핵심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정부 계획을 믿고 따른 기업의 투자전략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중요한 정책과제들이 당리당략이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결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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