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합치면 실업자수 2배

동아일보 입력 2010-06-09 03:00수정 2010-06-0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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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단체장 당선자 경제공약 꼼꼼히 들여다보니 “산단 조기 조성-일자리 특보 신설”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들 많아
‘구색맞추기 고용’ 양산 우려도


6·2지방선거 시도지사 당선자들이 공약에서 임기 중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일자리 수가 총 200만 개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4월 기준 국내 실업자 수 93만4000명의 배가 넘는 수치다.

○ 서울에서만 ‘일자리 100만 개’

8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시도지사 당선자 공약과 당선자 홈페이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당선자들이 4년 동안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일자리는 모두 215만6000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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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일자리를 약속한 사람은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오 시장은 △신성장 산업 육성과 창업형 일자리 21만 개 △중소기업 일자리 기반 유지와 직업훈련, 알선으로 49만6000개 △사회적 공공일자리 및 지역 공동체사업을 통해 30만6000개 등 모두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 다음은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23만6000개로, 송 당선자는 ‘좋은 일자리’ 20만 개와 사회적 일자리 3만6000개를 약속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도 공공부문 일자리 8만 개를 만들고 사회적 기업 100개사를 육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자리 22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 박준영 전남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 등이 일자리 10만 개씩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도지사 당선자들의 일자리 창출 방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산업단지를 조기 조성해 일자리를 늘린다’거나 일자리 특보, 일자리 창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수준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2지방선거 동아일보 매니페스토 평가단에 참여한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들겠다는 일자리 수 자체가 너무 욕심이 큰 데다 재정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이 많은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어떤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별로 건강하지 않은 ‘구색용 일자리’만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수조원대 개발 공약 다수 내걸어


시도지사의 권한을 넘어서는 경제 공약이나 국가적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공약도 많았다. 오 시장의 경우 서울 관광객 1200만 명을 달성하겠다고 하면서 그 방법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닌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예산이 약 13조 원인 경기도에서 재선된 김문수 경기지사는 사업비가 12조 원에 이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동시건설 등 수조 원의 개발 공약을 다수 내걸었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민자(民資)를 유치하거나 국비를 끌어와야 하는데 과연 민간 사업자들이 사업 성공에 얼마나 신뢰를 보일지, 중앙정부와의 협조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김 경남지사 당선자는 동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유치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국토연구원이 “김해공항 확장이 더 경제적”이라는 용역 결과를 낸 상태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 공항이나 산업단지 등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전부 실현되면 전국적으로 난개발이 될 것”이라며 “물가를 잡겠다는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거창한 공약도 많다”고 비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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