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FTA 원안수정 없다, 美에 재협상 불가능 통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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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통상장관 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 원안을 수정하는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전날 USTR 회의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한미 통상 관계에서 만약 위장된 비관세 장벽이 있다면 이를 시정하겠지만 미국이 단순히 무역역조의 숫자에 관해 이의를 제기한다면 이는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간 자동차 교역에 관해 1970, 80년대의 기억 때문에 미국 측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의 좋지 않은 관행이나 비관세장벽은 다 시정했으며 미처 고치지 못한 것은 FTA가 이행되면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품목에 무역역조가 발생한다고 정부가 나서 소비자들에게 해당 물품을 구매하라고 강제할 수 없으며, 이는 시장원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에 커크 대표는 물론이고 상하 양원의 지도자들, 업계 대표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뜻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비준 시기와 관련해 “미 의회의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전에는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기가 어렵다”며 “비준 시기가 12월이 될지 아니면 해를 넘겨 3, 4월이 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하는 것을 계기로 한미 FTA의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선거가 있는 해에 무역 이슈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며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앞서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커크 대표는 18일 한미 FTA의 비준 일정을 설정한 것은 없지만 FTA 진전을 위한 노력을 통해 비준 일정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크 대표는 이어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FTA가 먼저 비준돼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을 EU에 선점당하는 일이 없도록 행정부와 의회, 업계에 경각심을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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