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자동차株 상승 탄력 주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환율하락 따른 대안주 관심을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가능성
금융-통신-항공-여행 등
내수-원화강세주 향배 주목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업고 순항하던 국내 주식시장이 주춤한 모습이다. 펀드 대량 환매에 따른 수급 불안에 더해 외국인투자가의 발길도 방향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IT, 자동차 등 주도주에 대한 선호를 유지하면서도 대안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 여전히 주도주가 주도하는 장세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실적 둔화 가능성, 펀드 환매 등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본적인 증시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시장 흐름에서 기존 주도주의 주도권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이들에 대한 최우선적 선호는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는 IT와 경기소비재의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낮은 정책금리로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고 있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이머징)지역의 구조적 위험이 낮은 데다 한국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도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 비중은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여전히 낮다”며 “비중이 상향조정된다면 추가 유입되는 자금은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26조∼32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실적과 외국인에 편향된 수급을 감안하면 IT와 자동차 비중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35% 정도인 IT와 자동차를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전체 매수에서 45∼50%나 집중해서 사들이고 있어 환매사태가 진정되거나 연기금 등 새로운 자금 유입을 통해 수급이 다변화되기 전까지는 IT와 자동차 안에서 종목을 조절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 대안 모색도 필요

하지만 3월 이후 수출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 원-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처럼 환율 하락의 강도와 폭이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매패턴이 바뀌어 기존 주도주에 대한 차익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차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는 금융, 통신, 기계 등의 내수주와 원화 강세 수혜주인 항공, 여행, 정유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는 대표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된 업종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시세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 강세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소재 업종과 설비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기계 업종이 단기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12일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8차례의 환율 하락기가 있었는데 의료정밀, 섬유의복, 음식료 등 경기방어 업종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며 “지난해 9월 이후에는 이들 업종이 과거 평균보다 수익률이 낮아 향후 매수세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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