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잡스 - 구글 슈미트, 언론 앞에서 ‘삿대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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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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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시장서 감정싸움 치열
기업인수-특허권 등 갈등 심화
“3차세계대전 양상” 업계 우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왼쪽)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의 혈전을 희화화한 뉴욕타임스의 삽화. 그동안 서로를 격려하며 시장을 이끌어 오던 두 사람은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적으로 변했다. 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상대편에게 독설을 날릴 정도다.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왼쪽)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의 혈전을 희화화한 뉴욕타임스의 삽화. 그동안 서로를 격려하며 시장을 이끌어 오던 두 사람은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적으로 변했다. 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상대편에게 독설을 날릴 정도다.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하드웨어의 강자 애플과 검색의 강자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양사의 협력 관계가 지난 6개월 사이 기업인수 특허권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에서 부딪치면서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언론 앞에서 서로를 비난할 정도라고 최근 보도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애플의 아이폰에 구글의 검색서비스와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3년 전 애플의 잡스 CEO가 당시 혁신적인 신제품인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슈미트 CEO는 행사장으로 찾아와 무대 위에서 서로 악수를 나눴다. 당시 슈미트 CEO는 아이폰의 시장 반응이 뜨거울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잡스 CEO는 이에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이런 따뜻한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애플은 이달 2일 대만의 휴대전화 제조회사 HTC가 아이폰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소했다. HTC는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휴대전화를 만들어온 업체. 애플의 제소는 업계에서 구글에 대한 법적 싸움의 시작이자 모바일폰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구글의 계획을 늦추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졌다.

양사는 유망한 회사를 인수하는 경쟁에서도 충돌했다. 애플은 지난해 가을 급성장하는 모바일 광고회사 애드몹을 6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추진했다. 마무리될 때쯤 구글이 뛰어들었다. 구글은 7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고 잡스 CEO는 분노했다. 구글의 인수전략에 밝은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애드몹이 애플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거액을 써낸 것”이라며 “애플이 애드몹을 노리지 않았다면 7억5000만 달러까지 가격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가 난 애플은 올해 1월 애드몹의 경쟁사인 ‘콰트로 와이어리스’를 3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신문은 수십 명의 업계 관계자들을 개별 인터뷰한 결과 두 사람의 갈등이 증오감을 드러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잡스 CEO는 구글이 자사의 아이폰과 닮은 스마트폰을 개발해 동맹을 깨뜨렸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 ‘구글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업계는 두 거인의 싸움을 우려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실리콘밸리 투자자는 이 신문에 “(양사가 표현하는) 적대감의 수위에 놀라고 있다”며 “전쟁으로 치면 제3차 세계대전에 비유할 정도로 역사상 최대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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