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한 이상있어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리콜 도미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2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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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응 도요타 ‘반면교사’삼아… 혼다·폴크스바겐·푸조 등 자발적 리콜참여

도요타와 혼다에서 시작된 대규모 리콜이 다른 자동차 회사로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르노, 푸조시트로엥(PSA) 등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잇달아 리콜을 발표하고 있고, 대상 지역도 북미와 유럽에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포르셰를 인수하고 스즈키에 자본참여를 하는 등 공격적 확장을 하고 있는 독일 폴크스바겐은 11일 브라질에서 뒷바퀴 베어링 결함이 발견된 '뉴골'과 '보이지'등 2개 차종 19만 3600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프랑스 자동차 그룹인 푸조시트로엥(PSA)은 2일 브라질 시장에서 전조등 결함이 발견된 307모델 1만3700대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또 푸조시트로엥은 도요타와 합작해 생산하는 푸조 107과 시트로엥 CI모델 등 차량 10만 대에 리콜 조치를 취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도 브레이크 결함으로 '시닉'과 '메간' 등을 대상으로 유럽에서 3만5000대를 리콜 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리콜을 하고 있거나, 리콜 계획을 발표한 대상 차량은 모두 1200만 대가 넘는다. 안전 관련 결함이 지적된 이후에도 늑장 대응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도요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화(禍)를 키운 도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선제적으로 리콜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리콜은 자동차 회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잇단 리콜이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리콜로 타격을 입는 회사가 있으면 반대로 이익을 얻는 회사도 생기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안전 결함 이슈가 더 확산되면 자동차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자동차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는 클러치 페달 결함이 제기된 '투싼ix' 수동변속기 차량 600여대에 대해 이달 초부터 관련 부품을 무상으로 교환해 주는 '무상 교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4월 제동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각각 3만7794대, 1만842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바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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