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개인보유 30종목, 지수보다 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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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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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 개인 수익률… 코스피 1번-코스닥 2번 이겨
손해 보고나면 ‘지르기’ 잦아… 하락장에선 손실 규모 더 키워

개인투자자는 웬만해서는 시장을 이기기 힘들다는 게 주식시장의 정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설이 들어맞지 않았다. 코스닥지수가 54.6% 오르는 동안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30개 종목의 주가는 82.6% 뛰었다. 그러나 개인은 이렇게 가끔 높은 수익률을 얻더라도 손실을 볼 때는 거의 항상 그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증권팀은 최근 4년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지수와 개인선호 30개 종목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개인이 이긴 해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단 한 번, 코스닥시장에서는 두 번이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는 지수보다 배 이상 떨어진 사례도 있었다.

수익률 계산에는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 폐지된 종목 등은 뺐기 때문에 실제로는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전문가들은 개인은 손실을 입었을 때 ‘본전 심리’가 작용해 하락장에서 손실규모를 더 키울 확률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 드문 수익에 잦은 손실


최근 4년 중 코스피보다 개인의 수익률이 좋았던 해는 2007년이었다. 지수는 32.2% 올랐으나 개인선호 30개 종목은 80.7%나 올랐다. 동양제철화학(413.2%) 대한해운(233.3%) STX조선(220.5%) 등 업황이 좋았던 해운주와 태양전지 테마주 등이 효자였다. 하지만 이 해를 제외하곤 개인의 수익률이 지수를 앞선 적은 없었다. 2008년은 지수가 ―40.7%였을 때 개인선호 30개 종목 수익률은 ―58.9%였다. 2006년은 지수가 3.9% 올랐지만 개인선호 30개 종목은 16.8% 하락했다. 지난해는 코스피가 49.6% 올랐지만 개인선호 30개 종목은 19.4% 올랐을 뿐이다.

코스닥시장은 개인의 수익률 변동성이 지수 오르내림보다 더 심하다. 2006년에는 코스닥지수가 13.6% 떨어진 동안 개인선호 30개 종목은 37.2%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은 지수가 52.8%로 주저앉는 동안 개인선호 30종목은 57.9%로 5.1%포인트 더 떨어졌다. 2007년은 지수가 16.1% 오르는 사이 개인선호 종목은 23.1% 뛰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수익률이 널뛰기하는 이유는 작은 종목에 모두 거는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4년간 주가가 1만 원 미만인 소형주가 개인선호 30종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4.5%였다.

○ 손실 경험이 투기심리 극대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결같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이긴 하지만 개인은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대우증권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다 현대투신운용, 굿모닝투신운용의 CEO를 거친 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은 “개인은 절대 직접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한두 번은 운 좋게 수익을 얻지만 결국은 크게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증권사 CEO들의 권유와 손해 경험에도 불구하고 왜 개인들은 직접투자를 해서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할까. 멘털투자론으로 유명한 송동근 대신증권 전무는 이를 “리스크의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실을 본 종목은 계속 떨어질 확률이 높은데도 본전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만 수익이 난 종목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더라도 곧 매도한다. 또 손실이 클수록 ‘모 아니면 도’ 식의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도 높아진다. 송 전무는 “손해를 빨리 만회하고 싶은 마음에 싼 종목을 사서 배 이상 수익을 내는 일확천금을 꿈꾼다”며 “욕심을 버리고 지수만 따라가도 괜찮다는 자세로 투자해야 한다”고 권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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