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e북이?… ‘미래2.0’ 처음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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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전자책(e북) 리더기 '킨들'의 성공에 이어 애플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책 시장이 크게 주목받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전자책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최근 외국의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했다면서 북한의 전자책 시스템 '전자서고 미래2.0'을 4일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북한의 전자책 시스템이 국내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서 '미래2.0' 프로그램을 돌리면 한국의 도서관 검색 시스템과 비슷한 구성의 첫 화면이 뜬다.

왼쪽의 분류 항목에는 '주체사상', '문학작품', '조선노래집', '글쓰기 참조', '문학대사전', '조선말대사전', '상식대사전' 등이 나열돼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다시 하위 목록이 펼쳐지는 식이다.

예컨대 '문학작품' 항목은 다시 '조선고전문학선집', '조선현대문학선집', '조선단편집', '세계문학선집', '세계아동문학선집', '조선문학작품', '외국문학작품', '아동문학작품'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또 '세계문학선집' 항목을 클릭하자 '일리아드', '수호전', '쉑스피어(셰익스피어) 희곡선', '동끼호테(돈키호테)', '제인에어', '레 미제라블', '고리끼(고리키) 작품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남한에서도 익숙한 외국 작품 목록이 나왔다.

'셰익스피어 희곡선'의 경우 북한 조선문예출판사가 1991년 출간한 책 내용 전체를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볼 수 있었다.

첫 화면의 '미래2.0 개요'를 선택하자 "문학유산의 보존, 정리, 연구, 증가, 보급에서 혁신을 이룩하고 늘어나는 대중의 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키며 전문가들의 집필활동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열람기"라는 설명이 나왔다.

이 시스템에는 정치, 문학 등 분야의 도서 1500여 권과 약 35만 건의 정보가 수록돼 있는데, 북한 현대문학을 비롯해 상당 부분은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것들로 추정된다.

'미래2.0'은 또 음성인식 시스템도 갖춰, 상단의 '읽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화면에 나타난 전자책 내용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여성의 목소리로 흘러나온다.

이밖에 '미래2.0'은 수록된 책, 노래 가사, 사전 등의 내용을 각종 키워드로 검색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김성민 대표는 "북한에서는 저작권 문제가 남한보다 덜 복잡하고, 출판사들도 당국의 직접적인 영향력 하에 있어 비교적 빨리 방대한 전자 콘텐츠를 확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 1월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컴퓨터로 도서와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전자도서관을 처음 개관했고, 그 후 주요 대학과 도시의 기존 도서관도 전자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전자도서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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