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은…” 생수 水源地 마케팅 치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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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지번까지 강조
청정 이미지로 승부수

생수(먹는 샘물)업계의 수원지(水源地) 강조 마케팅이 치열하다. 제품명을 아예 수원지에서 따오거나 광고에서도 수원지를 집중 부각하는 등 조금이라도 수원지를 더 노출시키려는 업체들의 경쟁에 생수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해태음료의 ‘평창수’는 수원지 노출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1월 방영을 시작한 TV 광고에서는 화면 가득 ‘강원도 평창군 진조리 산139번지’라는 자막을 입혀 수원지인 ‘평창’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수원지의 지번까지 TV 광고에 노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해태음료 관계자는 “청정 수원지를 강조하려고 ‘빼어날 수 평창샘물’이라는 기존 브랜드에서 ‘평창’을 앞세우고 광고에도 취수원을 자막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DMZ 2km’ 역시 취수원 강조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인 ‘아이시스’의 프리미엄 제품인 DMZ 2km는 경기 연천군에 위치한 생산공장이 수십 년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청정지대인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해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TV 광고 역시 호숫가에서 노루가 노니는 화면을 보여주다가 배경음악과 조명, 노루를 차례로 하나씩 없애가면서 “광고에서 음악도, 조명도 믿지 말고 어디에서 온 물인지 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제품은 군인공제회 소유 공장에서 생산해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상품임에도 수원지가 DMZ 인근이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판매 주력상품이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코카콜라음료 ‘휘오 제주 V워터’의 TV 광고는 여성 광고 모델이 한라산 정상에 빨대를 꽂아 물을 마시는 장면을 사용했다. 수원지가 제주라는 점을 각인시키려고 한라산의 이미지를 활용한 것. 이처럼 수원지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전라남도도 3월 시판 예정인 먹는 샘물 공동브랜드를 ‘전라남도 지리산 천년수’로 정하기도 했다.

수원지 노출 마케팅이 활발한 것은 공산품이지만 농산물처럼 제조업체보다 생산지가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여겨지는 생수의 특성과 제주도를 수원지로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농심 삼다수’의 성공사례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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