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금호생명, 産銀계열사로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대우건설, 여러 투자자가 관심”

산은금융지주가 생명보험업계 8위인 금호생명을 계열사로 인수해 5위권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집까지 내놔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금호생명을 계열사로 넣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산은지주가 공식적으로 금호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행장은 “금호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장기대출에 필요한 장기 수신기반을 확충하고 균형 잡힌 지주사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산은지주의 민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금호생명을 인수하면 규모를 키워 현재 생보업계 8위에서 5위권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방법으로는 산업은행, 칸서스자산운용, 국민연금이 조성 중인 사모펀드(PEF)가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이를 다시 산은지주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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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에 대해서는 “동국제강 등 시장에 알려진 곳 외에도 여러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돈을 싸들고 온다고 다 받는 게 아니다. 대우건설과 합쳤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라며 “한 달 안에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매각 방법 중 하나로 PEF에 전략적 투자자(SI) 2, 3곳을 참여하게 한 뒤 3년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이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그중 한 곳에 매각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또 민 행장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태국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데 성사되면 상당히 큰 딜이 될 것”이라며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은행 인수도 추진 중이며, 인도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2011년 6월) 내 태국, 인도 진출을 마무리하고 다른 한 곳에 더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호아시아나 오너 일가에 ‘집 빼고 모든 자산을 내놓으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그는 “다들 손실을 나눠 부담하고 있으니 오너는 원칙적으로는 집까지 내놓는 게 맞다”면서 “하지만 집에 저당이 설정된 데다 집까지 내놓으라는 것은 좀 그래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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