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백화점 쇼핑백에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려져 있다. 이 트리에는 형형색색의 구슬, 작은 종달새, 조그만 선물 상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왠지 따뜻하다. 왜일까.
현대백화점이 20일부터 전국 전 점포에서 배포할 이 종이 쇼핑백의 크리스마스트리 그림은 초등학생의 ‘작품’이다. 인천 부일초등학교 4학년 김태규 군(10·사진)이 주인공. 김 군은 올 3월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고객인 어머니로부터 ‘현대백화점 드림 크리스마스트리 공모전’ 소식을 전해 듣고 3시간 만에 그림을 그려 응모했다. 중고교생, 대학생, 일반인 등 모두 300여 명과 경쟁해 우수작 10선에 선정된 것.
현대백화점은 이 중 은상을 받은 김 군의 그림을 쇼핑백과 선물 포장지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와 함께 쇼핑백을 만들었던 현대백화점이 일반인, 그것도 초등학생의 그림을 활용한 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20일부터 12월 말까지 초등학생이 그린 크리스마스 쇼핑백을 제공한다. 사진의 쇼핑백에는 김태규 군이 그린 그림이 들어갔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최원형 현대백화점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수준 높은 다른 응모작이 많아 고민했지만 김 군의 그림은 나눔, 참여, 희망의 메시지와 가장 부합했다”며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대신 하늘색을 사용해 신선하고 따뜻한 느낌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소원을 들어주는 종달새가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란 제목으로 이 그림을 그린 김 군은 “여름이나 가을에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예쁜 새들이 겨울이면 안 보이는 게 아쉬웠다”며 “예쁜 종달새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다”고 말했다. 올 크리스마스 테마를 ‘나눔과 참여’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이 쇼핑백과 포장지에 작품 설명과 함께 김 군의 이름과 학교도 함께 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