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백화점 쇼핑백 디자인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3시 00분


인천 부일초교 김태규 군 작품 현대백화점 우수작 뽑혀

하늘색 백화점 쇼핑백에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려져 있다. 이 트리에는 형형색색의 구슬, 작은 종달새, 조그만 선물 상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왠지 따뜻하다. 왜일까.

현대백화점이 20일부터 전국 전 점포에서 배포할 이 종이 쇼핑백의 크리스마스트리 그림은 초등학생의 ‘작품’이다. 인천 부일초등학교 4학년 김태규 군(10·사진)이 주인공. 김 군은 올 3월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고객인 어머니로부터 ‘현대백화점 드림 크리스마스트리 공모전’ 소식을 전해 듣고 3시간 만에 그림을 그려 응모했다. 중고교생, 대학생, 일반인 등 모두 300여 명과 경쟁해 우수작 10선에 선정된 것.

현대백화점은 이 중 은상을 받은 김 군의 그림을 쇼핑백과 선물 포장지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와 함께 쇼핑백을 만들었던 현대백화점이 일반인, 그것도 초등학생의 그림을 활용한 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20일부터 12월 말까지 초등학생이 그린 크리스마스 쇼핑백을 제공한다. 사진의 쇼핑백에는 김태규 군이 그린 그림이 들어갔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0일부터 12월 말까지 초등학생이 그린 크리스마스 쇼핑백을 제공한다. 사진의 쇼핑백에는 김태규 군이 그린 그림이 들어갔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최원형 현대백화점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수준 높은 다른 응모작이 많아 고민했지만 김 군의 그림은 나눔, 참여, 희망의 메시지와 가장 부합했다”며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대신 하늘색을 사용해 신선하고 따뜻한 느낌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소원을 들어주는 종달새가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란 제목으로 이 그림을 그린 김 군은 “여름이나 가을에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예쁜 새들이 겨울이면 안 보이는 게 아쉬웠다”며 “예쁜 종달새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다”고 말했다. 올 크리스마스 테마를 ‘나눔과 참여’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이 쇼핑백과 포장지에 작품 설명과 함께 김 군의 이름과 학교도 함께 기재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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