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결정 과정 부실 “대출 기준금리로 부적격”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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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추정치 평균해 산출
0.01%P씩 상승 ‘각본說’까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고시금리가 증권사들의 추정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대출을 해줄 때 CD고시금리를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현재 3개월물 CD 고시금리는 2.81%로 전날에 비해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달 28일 2.72%에서 2.73%로 오른 뒤 9영업일 동안 매일 0.01%포인트씩 상승한 것이다. CD고시금리가 이처럼 짜인 각본처럼 규칙적으로 오른 것은 증권사들의 추정금리에 따라 고시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CD거래실적 상위 10개 증권사로부터 금리를 제출받은 뒤 이 중 가장 높은 금리와 가장 낮은 금리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 금리를 산술 평균해서 CD고시금리로 발표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리를 기준으로 고시하는 다른 채권금리와 달리 CD금리는 증권사의 추정치에 따라 고시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CD발행과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추정금리로 고시금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협회에 제출하는 CD금리는 은행채 금리의 등락에 따라 추정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91일물 CD는 거의 발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기존 발행물량도 거래되지 않아 시장가격을 고시금리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D는 발행과 거래가 적어 은행 한 곳이 CD를 발행하기만 해도 금리가 출렁일 정도”라며 “시장흐름을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증권사 추정으로 결정되는 CD고시금리를 기준금리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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