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3분기도 서프라이즈”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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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전망 잇달아

국내 주요 기업들이 3분기(7∼9월)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2분기(4∼6월)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국내 대표기업들이 경제 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3분기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신규 성장사업에 투자를 집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3분기에 3조2000억∼3조9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 1조4800억 원보다 최대 2.6배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기준으로 영업이익 2조5200억 원의 깜짝 실적을 내놓은 바 있다.

IT-자동차 등 세계시장서 선전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 개선 전망은 지난해 폭락한 D램 반도체 가격이 8월 말 현재 연초 대비 74.1% 올랐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부품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휴대전화, TV에 이어 반도체와 LCD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했던 2004년의 최고 기록을 6년 만에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반도체), 핀란드 노키아(휴대전화), 일본 소니(가전)를 압도하는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위기를 통해 더욱 강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48%, 14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차는 상반기(1∼6월) 사상 처음 세계 시장점유율 5%를 돌파하는 등 위기 속에서 급성장한 일본 도요타의 과거 성장모델을 이어가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4.3%에서 내년 5%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 도요타가 5년 만에 3%에서 5%로 뛰어오른 것을 2년 만에 해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도 신규 수주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후판 가격 인하 등 사업 환경 변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깜짝 실적을 낸 LG화학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증가에 따른 2차 전지 매출 확대로 3분기 이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까지 실적이 안 좋았던 포스코와 대한항공도 3분기에는 실적 개선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영업이익 1705억 원으로 ‘영업적자나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에 가깝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3분기와 올 2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냈던 대한항공은 3분기에 2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 2분기에 적자를 냈던 하이닉스반도체도 3분기에는 D램 가격 강세에 힘입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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