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는 기름 많이 먹는다?” 편견 깬 뉴SM3

  • 입력 2009년 8월 4일 16시 35분


뉴SM3. 동아일보 자료사진
뉴SM3. 동아일보 자료사진
르노삼성자동차의 새 준 중형차 '뉴SM3'가 불티나듯 팔려나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뉴SM3는 7월 한 달간 모두 4315대가 팔려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의 30% 가량을 차지했다. 그동안 르노삼성의 주력차종이었던 SM5와 SM7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각각 12.4%와 10.2% 감소했지만 SM3는 무려 310.5% 증가했다.

시판일이 10일이어서 경쟁차종보다 영업일수가 부족했지만 GM대우자동차 라세티 프리미어(4760대), 기아자동차 포르테(3794대)보다 많이 팔리며 단숨에 준 중형차 시장 2위로 뛰어올랐다. 1위인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판매량은 1만394대.

뉴SM3 판매 호조의 원인은 무엇보다 커다란 차체와 소형차 수준의 연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

뉴SM3의 차체 길이는 4620㎜로 경쟁 차종인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4600㎜)보다 길고 차 폭도 1810㎜로 준 중형차 중 가장 넓다.

중형차인 기아자동차의 로체(1820㎜)보다 불과 10㎜ 좁은 수준.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인 축거도 2700㎜로 중형차인 로체(2720㎜)와 비슷하다.

차체와 실내는 중형차 급이지만 연비는 소형차급. 뉴SM3 자동변속(CVT) 차량의 연비는 15㎞/L로 소형차인 현대자동차의 베르나 자동변속 차량(15.1㎞/L)과 불과 0.1㎞/L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소형차 유지비로 보유할 수 있는 중형차'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비슷한 값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치밀한 사전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

르노삼성은 뉴SM3 시판 20여일을 앞두고 6월 20, 21일 전남 목포시에서 블로거와 고객 등 100명을 초청해 신형 SM3 시운전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수백 장의 사진을 곁들인 뉴SM3 시승기로 인터넷을 '도배'했다. 일부는 동영상으로 촬영해 각 포털 사이트의 검색결과로 노출되도록 했다.

호의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회사 관계자가 아닌 제 3자가 쓴 글은 지금도 뉴SM3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객관적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TV CF도 '여성'과 '어린이'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가. 업계에서는 "생산능력만 뒷받침 됐다면 당장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파업을 벌였거나, 르노삼성의 생산규모가 현대 수준으로 컸다면 아반떼가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SM3의 돌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시판된 지 반년을 넘기면서 '신차 효과'가 줄어든 데다, 현대 기아차는 SM3에 대항할 신제품 없이 고가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뉴SM3에서 특별한 결함이 발견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SM3를 계약한 뒤 2, 3달가량 지난 뒤에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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