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中시장 뚫기 ‘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6분



상하이 모터쇼 어제 개막…25개국 1500여개사 참가
“불황시장 돌파구”… 신제품 대거 출품
현대-기아 중국형 모델로 공략 ‘시동’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은 이제 중국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상하이 모터쇼가 20일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국제박람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혁신의 미학(Art of Innovation)’을 주제로 28일까지 열릴 이번 모터쇼는 세계 3번째 규모다. 축구장 30개 넓이의 전시면적(17만 m²)에 25개국 1500여 개 자동차 및 부품업체가 참가했다. 최근 경제위기로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일본 도쿄 모터쇼 등 세계 유명 모터쇼를 외면했던 업체까지 모두 집결했다.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 미국의 ‘빅3’ 업체는 물론 서울 모터쇼에 대거 불참했던 유럽과 일본 업체도 참가해 상하이 모터쇼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상하이 모터쇼가 이제 세계 3위 국제모터쇼로 올라섰다. 바로 중국의 힘이다.” 상하이 모터쇼 주최 측의 이 같은 주장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
세계 자동차업계가 중국을 주목하는 것은 중국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미국을 앞질러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내수시장도 급속도로 팽창 중이다. 지난해 938만여 대를 소비해 세계 3위의 시장 규모를 자랑한 데 이어 올해는 1000만 대를 넘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마저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의 소형차 구매 지원과 유가 인하 등 내수 진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은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올 1분기(1∼3월)에 전년 대비 27%나 성장했다. 엄청난 규모”라며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자동차업계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건져낼 유일한 시장이 중국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이 같은 업계의 전망을 입증했다. 100년 역사의 영국 런던 모터쇼가 취소되고, 일본의 도쿄 모터쇼 역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주목받는 모터쇼는 상하이 모터쇼가 유일하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는 전시장 규모나 참가 업체 규모 면에서 2007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났다.

○ “중국 시장을 잡아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모델(월드 프리미어)을 대거 공개했다. 아우디는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을, BMW 역시 ‘뉴 760Li’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상하이 모터쇼에 출품된 월드 프리미어 모델은 13개 차종이나 된다. 한국차 외에는 최초 공개 모델이 없었던 서울 모터쇼와는 대조적이다.
스포츠카로 유명한 포르셰 역시 처음 내놓는 4도어 세단 ‘파나메라’를 최초로 공개했다. 볼프강 뒤에르하이머 포르셰 부사장은 “중국이 최대 시장이 될 것이다. 파나메라의 주요 공략 시장도 중국”이라고 말했다.
국내 현대·기아자동차도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날 중국형 ‘EF쏘나타’, 중국형 ‘i30’, 신형 ‘에쿠스’ 등 3개 모델의 신차를 발표했다. 기아차도 중국형 ‘포르테’와 신형 ‘쏘렌토’ 2개 차종을 선보였다.
이현순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상하이 등 대도시에는 자동차가 많이 보급됐지만 내륙의 2, 3급 도시는 이제 수요가 생기는 거대한 신흥 시장”이라며 “중국은 지역별로 취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파악해 현지형 차량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상하이=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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