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갑 여는 ‘바른 습관 마케팅’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6분


양치질-학습요령-편식예방

어린이 교육으로 매출확대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습관을 갖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불황이 심할수록 자녀 교육에는 더 관심이 많아지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겨냥한 전략인 셈. 여기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브랜드를 일찍부터 노출시켜 학부모들의 구매를 유도하거나 잠재 고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양치질 등 교육프로그램 다양

구강위생용품업체 오랄비는 지난해 3월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와 공동으로 취학 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가르치는 ‘OQ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가 직접 가르치기 힘든 양치질 습관을 노래, 춤과 함께 가르쳐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 학부모의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6월 중순까지 신청이 밀려 있는 상태다.

식품업체는 ‘편식 잡기’로 상품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나눔재단’은 CJ제일제당 장류(醬類) 브랜드인 ‘해찬들’과 연계해 저소득층 가정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찬들 콩콩캠프’를 운영한다. 생산 공장을 견학한 후 햄버거, 탕수육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만들도록 해 어린이들이 전통 발효식품의 맛을 친숙하게 접하도록 했다.

교원그룹은 송인섭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아이들의 특성과 잠재능력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학습 요령을 제안하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어린이 성격이나 학습 특성 등을 간단한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지도하는 ‘클리닉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잠재 고객을 위한 투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진행하는 ‘2009 안전한 길, 안전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통안전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로 구성해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몸으로 교통안전을 익힐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 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마케팅으로 보고 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고령화 추세로 볼 때 향후 구매력이 있는 고객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기업 측면에서는 잠재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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