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실적개선 기대감… 황소 돌아올까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호실적 웰스파고 이어 이번주 29개사 발표예정

5주째 랠리 美증시…상승 탄력 붙을지 촉각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인가, 한풀 꺾일 것인가. 이번 주 미국 기업들이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최근 5주 연속 상승랠리를 해온 미국 증시가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4위 은행 웰스파고의 실적 전망 발표로 증시가 급등했던 것처럼 일부 은행 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깜짝 발표로 상승 탄력을 계속 이어나갈지 아니면 5주간의 상승에 대한 부담에다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으로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29개사가 실적을 발표하는데 특히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등 주요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이들의 발표에 따라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가 14일 실적을 발표하고 JP모건체이스는 16일, 씨티그룹은 17일에 1분기 영업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권 외에도 존슨앤드존슨과 인텔이 14일, 제너럴일렉트릭(GE)과 구글이 17일 실적을 발표한다.

○ 상승 탄력 받고 있는 미국 증시

지난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웰스파고의 실적 호전 전망 등에 힘입어 9일(현지 시간) 전주보다 0.8% 상승하면서 200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주째 주간 단위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도 전주보다 1.7% 올랐고 나스닥종합지수도 1.9% 올랐다. 특히 전문가들이 광범위한 시장의 지표로 삼는 S&P500지수는 지난달 9일 저점으로부터 무려 26.6%나 급등했다. 이는 1993년 5월 이후 최고의 5주간 상승세.

경기침체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뉴욕 증시가 이번 주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톰슨파이낸셜 집계에 따르면 S&P500 종목들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줄었을 것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전망치 36.6%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순익이 60% 가까이 급감했던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비하면 오히려 양호한 수치이며 지난해 말이 저점이라는 공감대를 넓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 주요 은행 실적 발표에 투자자 관심 집중

웰스파고는 9일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0% 급증한 3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견인해 이번 주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미 금융회계기준위원회(FASB)는 ‘시가평가제(Mark to market)’를 완화해 은행들이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 가치 평가를 관대하게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1분기 실적부터 적용되는 이 개정 회계기준으로 인해 외형상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의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씨티그룹 등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 금융기관 실적은 그럭저럭 괜찮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하고 있다”며 “이번 주 실적 발표에 따라 다우지수가 8,000 선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방향을 틀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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