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만큼 달러 찍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2월 18일 03시 00분



美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 FRB, 경기부양 마지막 카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인 0∼0.25%로 인하했다.

또 통화정책을 ‘양적 완화’정책으로 전환해 국채와 모기지 채권 매입 등을 통해 통화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경기침체를 막고 신용경색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달러를 찍어 시장에 풀기로 한 것이다.

FRB는 1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존 1%이던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했다.

FRB는 성명서를 통해 “10월 금리를 1.5%에서 1%로 인하한 이후에도 고용시장이 악화됐으며 금융시장은 위축되고 신용경색이 지속되는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추가로 약화됐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취약한 경제상황이 당분간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 수준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제로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FRB는 이어 “경제 회복을 촉진하고 가격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앞으로 통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국채와 모기지 관련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류후규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은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FRB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 침체를 차단하려는 FRB의 강력한 의지가 시장 기대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60.17포인트(4.21%)나 급등한 8,924.7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81.55포인트(5.41%) 오른 1,589.89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4.60원 내린 13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5일(1266원) 이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양적 완화(Quantative Easing):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던 방식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시장에 통화량 자체를 늘리는 정책을 뜻한다. 중앙은행이 기업들이 보유한 장기 국채를 직접 매입해 유동성을 늘리는 것이 주요 방안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도 거품경제가 붕괴한 직후 제로금리 정책이 효과가 없자 2001년 3월부터 5년간 양적 완화 정책을 사용한 바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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