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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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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연구원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 주최한 ‘최근 세계 금융위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국제금융콘퍼런스가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림쳉훈 IMF 아태지역 통화자본시장담당 자문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적절하게 대처했다”며 “시장은 한국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3.7%에 해당하는 경기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 채권시장 안정펀드 조성 및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등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의 121%를 커버할 수 있는 등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한국이 위기에 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림 자문관은 “한국 정부는 아직 모든 총알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시장은 한국이 경기 부양책을 더 많이 내놓고, 금리도 더 많이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스 커티스 전 골드만삭스 아시아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부실채권은 쓰레기일 뿐이고 기다릴수록 독(毒)처럼 다른 부문으로 퍼진다”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버리고 과감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실을 구조조정하지 않고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면 단기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지만 이는 전체 시스템에 독성을 퍼뜨리는 방법”이라며 “미 정부가 씨티그룹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 ‘빅3’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는 경영진이 월급을 자발적으로 깎는 일본의 자동차회사들과 대조적”이라며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경영 부실을 정부에 떠넘기기보다는 시장에서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티스 전 부회장은 “금융위기로 세계 내수가 위축되면 자산가격이 내려가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과감하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오찬 연설에서 “IMF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로 예상하는 등 깊고 긴 경기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있었던 유사한 위기상황을 돌이켜보면 낙심하고 위축되기보다는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