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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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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 씨가 본격적인 주식 사냥에 나섰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씨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골드만삭스의 우선주에 약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버핏 씨가 투자한 우선주의 배당률은 연 10%이고 골드만삭스가 다시 사들이려면 10%의 프리미엄을 얹어야 한다. 버핏 씨는 이 외에 추가로 50억 달러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주당 115달러의 가격에 향후 5년간 어느 때라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버핏 씨는 평소 ‘월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투자는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버핏 씨는 1987년 투자은행 살로먼브러더스의 우선주에 7억 달러를 투자한 이후 금융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당시 잘나갔던 헤지펀드인 LTCM이 투자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거부했고 LTCM은 결국 몇 년 뒤 리스크 관리 실패 등으로 파산했다. 파산 후 LTCM 임원들은 버핏 씨를 방문해 자산의 일부를 ‘폭탄 가격’(헐값)에 사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
올해 3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금융회사들의 어리석음(folly)이 드러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핏 씨는 골드만삭스에 대해서는 “훌륭한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는 글로벌 영업망과 실력이 입증된 경영진, 지적 자산을 갖춘 뛰어난 금융기관”이라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버핏 씨는 18일 전력회사인 콘스털레이션 에너지그룹에 47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첫 주식사냥에 나섰다. 당시 콘스털레이션 에너지 그룹의 주가는 주당 26.5달러로 일주일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