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연내 비준 사실상 물건너 간듯

  • 입력 2008년 7월 10일 02시 59분


美민주당 지도부 “레임덕 회기 반대”

미국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지도부는 11월 4일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동시선거 후 내년 1월 초 차기 의회가 개원하기 전에 여는 ‘레임덕 회기’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행정부가 추진해 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동의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실은 8일 “호이어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레임덕 회기에 반대한다”며 “두 사람은 새 의회가 구성되고 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의회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실 측은 이어 “2009 회계연도의 세출법안에 대해서도 호이어 원내대표는 내년 1월 초 구성되는 제111대 의회에서 다루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며 그가 레임덕 회기를 피하고 남은 문제를 새 행정부에서 다루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이어 원내대표는 “긴급한 사항이 있다면 레임덕 회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혀 레임덕 회기 개최 가능성을 전면 배제하지는 않았다.

미 의회는 11월 4일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9월 말까지 안건을 처리하고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에 반대하며 사실상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9월 말까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레임덕 회기:

총선이 치러져 차기 당선자와 낙선자가 확정된 상태에서 열리는 의회 회기를 뜻하는 말. 미국 상하원은 2000년 이후 관례적으로 짝수 해 11월과 12월에 각각 ‘레임덕 세션’을 열어 정식 회기에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을 심의해 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