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큰 우량주, 조금씩 낚아볼까

  • 입력 2008년 7월 9일 19시 31분


■급락장세 증시 투자는…

9일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손해를 본 투자자로서는 당장 주식이나 펀드에서 돈을 빼내고 싶어질 만하다.

하지만 '모두가 가장 공포를 느낄 때가 투자해야 할 때'라는 증시의 금언이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과도하게 하락한 우량주를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바겐세일 기간'으로 현재의 장세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과도 하락 우량주들은 주가 반등 때 가장 먼저 오를 종목이어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적' 겸비한 과도 하락 종목을 찾아라

전문가들은 단순히 주가가 많이 내린 종목보다 2분기(4~6월) 및 하반기(7~12월)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도 하락 우량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윤재훈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제지, 반도체, 화학 부문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주도주 역할을 했던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전망은 다소 주춤하고 은행 증권 건설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신영증권 한양증권 현대증권이 이달 초 추천한 '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과도 하락 종목' 가운데 세 곳 이상의 증권사가 중복으로 추천한 종목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포스코, 동양제철화학, 현대중공업 등이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동국제강, KTB네트워크, 한솔제지, 코오롱건설도 2곳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는 과도 하락주보다 매력적인 주식도 없다"며 "이번 하락 국면에서 하락폭이 컸던 종목 중 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성급한 매입 금물, 관망하며 기회를 노려라

실적이 좋은 우량주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주식을 사들이는 건 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았다.

실적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면 주가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는 전망만 믿어선 안된다. 9일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는 이 기간에 매출 4조2113억 원, 영업이익 8892억 원의 실적을 내 전 분기 대비 각각 4%, 1% 증가했지만 증권사들의 예상 실적을 밑돌아 주가는 부진했다. 이날 이 회사의 주가는 6.28% 하락한 3만4350원으로 마감했다.

또 외국인들이 9일까지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입 금액을 뺀 것)하고 있고 10일 옵션 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물량 부담도 남아 있다. 또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증시에서 수출주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단지 싸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을 살핀 뒤 자산의 10~30% 범위 안에서 분할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본격적인 경기침체기에 들어서면 현금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거액이 들어가는 투자는 당분간 보류하고 2, 3년 묶어 둬도 괜찮을 만한 자산을 과도 하락 우량주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강남지점 현주미 센터장은 "현 시점에서 급하게 매입하기보다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조짐이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입하라"고 권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민정 FA(Financial Advisor)는 "자산의 10% 범위 안에서 최근 과도하게 하락한 우량주를 매입하면 좋을 것"이라며 "한꺼번에 주식을 매입하기보다는 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나눠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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