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기의 전자기판을 조작해 기름값 21억 원을 받아 챙긴 주유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주유기에 전자센서를 부착해 미터기에 표시된 기름보다 적은 양을 주유하는 방법으로 기름값을 더 받아 챙긴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김모(42) 씨 등 주유업자 2명을 구속했다.
또 경찰은 장모(41) 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주유기에 무선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전자센서를 연결해 유량계에서 실제로 측정되는 것보다 많은 기름양이 미터기 눈금에 표시되도록 했다.
김 씨는 2006년 2월부터 이 같은 방법으로 15L 주유마다 0.5∼0.7L를 적게 주유해 최근까지 10억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이 같은 수법을 주유소를 경영하던 장 씨 등 친지들에게 알려줘 장 씨 등이 1억6000만∼4억3000만 원을 각각 챙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인근 주유소들보다 L당 100∼200원씩 가격을 내려 손님들을 끌어 모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속 권한이 있는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이 주유소를 현장점검할 때 사전에 방문일을 알려주는 점을 이용해 미리 리모컨으로 주유 양을 조절해 적발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불법 전자센서를 이용하는 주유업자와 해당 장비를 납품하는 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