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기 조작’ 21억 챙겨

  • 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5일 불법 주유장비를 공개했다. 경찰은 전자센서를 부착해 미터기에 표시된 기름보다 적은 양을 주유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을 붙잡았다.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5일 불법 주유장비를 공개했다. 경찰은 전자센서를 부착해 미터기에 표시된 기름보다 적은 양을 주유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을 붙잡았다. 연합뉴스
L당 100∼200원 싼 값으로 유인 업자 2명 구속

주유기의 전자기판을 조작해 기름값 21억 원을 받아 챙긴 주유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주유기에 전자센서를 부착해 미터기에 표시된 기름보다 적은 양을 주유하는 방법으로 기름값을 더 받아 챙긴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김모(42) 씨 등 주유업자 2명을 구속했다.

또 경찰은 장모(41) 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주유기에 무선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전자센서를 연결해 유량계에서 실제로 측정되는 것보다 많은 기름양이 미터기 눈금에 표시되도록 했다.

김 씨는 2006년 2월부터 이 같은 방법으로 15L 주유마다 0.5∼0.7L를 적게 주유해 최근까지 10억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이 같은 수법을 주유소를 경영하던 장 씨 등 친지들에게 알려줘 장 씨 등이 1억6000만∼4억3000만 원을 각각 챙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인근 주유소들보다 L당 100∼200원씩 가격을 내려 손님들을 끌어 모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속 권한이 있는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이 주유소를 현장점검할 때 사전에 방문일을 알려주는 점을 이용해 미리 리모컨으로 주유 양을 조절해 적발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불법 전자센서를 이용하는 주유업자와 해당 장비를 납품하는 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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