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광고집행 방해는 소비자 권익 침해행위”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 민병준 광고주협회장

“기업의 자유로운 광고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명백한 반(反)소비자 운동입니다.”

민병준(76·사진) 한국광고주협회 회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고주협회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광고 효과와 관계없이 정치적 이유로 (기업에) 광고매체 선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 회장은 최근 일부 세력이 주도하는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3개 메이저 신문사 광고기업에 대한 협박과 관련해 “광고는 기업경영 활동에 있어 필수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며 “광고활동이 원활치 못하면 판매와 소비 침체로 인해 기업경영이 악화되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일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한데 이런 (협박) 전화 응대에 에너지를 쓰다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광고주들 처지에서 보면 상식 이하의 행동입니다.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그는 “광고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기업에 광고매체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정보습득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회장은 이날 인터뷰 내내 단호한 어조로 일부 세력의 광고주 협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국내 상황이 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면서 외국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광고주 협박 사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창피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법무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행정부에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광고주들의 방침은 확고합니다. 조금도 개의치 않고 광고 효과를 따져 광고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각 신문은 물론 방송도 광고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 곧 조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우려했던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및 류춘렬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와 마찬가지로 민 회장도 ‘인터넷의 그늘’을 크게 우려했다.

▶본보 20일자 A6면, 23일자 A8면 참조

“얼굴 숨긴채 광고주 협박, 시장경제 뿌리 흔드는것”

“의견 다르다고 남의 입막는 광고탄압은 언론자유 침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도록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비공개의 그늘에 숨어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거나, 그런 행위를 조장해서는 안 되지요.”

그는 “포털 사이트도 불법과 비이성적 행위를 방치한다면 또 하나의 불법적인 일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해서 이익을 본다면 기업윤리로도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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