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개미의 눈물’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5분


1~5월 기관-외국인-개인 순매입 상위 10개종목 성적표 봤더니…

상위 10개 종목 평균수익률

기관 13.49% 외국인 9.04%

개인 경우만 ―15.41% ‘굴욕’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침체장이 계속되면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3월 중순에 1,570 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지수는 꾸준히 올라 최근 1,800 선을 회복했다. 이달 중 1,900 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실적을 중간 집계해봤다. 기관투자가들이 제일 나은 실적을 냈고, 외국인도 괜찮은 실적을 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기관, 외국인은 웃고 개인은 울고

2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5월 기관, 외국인, 개인이 순매입(매입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것)을 많이 한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대비 5월 말 현재 주가의 평균 등락률이 기관은 13.49%, 외국인은 9.04%였다.

반면에 개인은 ―15.41%로 보유주식의 가치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2.38% 내렸다.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조5650억 원어치를 순매입했다. 조사대상 기간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33.27%나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입액 순위에서 2, 3위를 각각 차지한 하이닉스반도체(19.46%)와 현대자동차(17.32%)도 상승폭이 컸다.

삼성테크윈(44.48%)과 기아자동차(20.79%)도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이 많이 투자한 종목 가운데 하락한 것은 포스코(―2.78%) 현대건설(―0.34%) 대우조선해양(―9.3%) 등 3개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현대제철로, 4.68% 올랐다. 두 번째로 많이 산 동양제철화학은 무려 56.57%나 상승했다. LG전자(43%)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가스공사(21.76%) 삼성카드(4.97%) LG화학(9.26%)도 양호한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에 SK텔레콤(―18.27%) CJ제일제당(―9.97%) 롯데쇼핑(―15.98%) KT(―5.62%) 등 4개 종목은 하락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였다. 개인이 많이 산 10개 종목 중 오른 종목은 LG전자(43%)뿐이었다. 나머지 9개 종목은 모두 급락했다.

특히 ㈜한화(―40.96%) 금호산업(―42.76%) 대한항공(―31.64%) SK에너지(―29.28%)는 하락폭이 매우 컸다. 삼성증권(―18.61%) STX팬오션(―11.87%) 대우조선해양(―9.3%) LG디스플레이(―8.08%) 삼성물산(―4.58%)도 상당한 폭으로 내렸다.

○ “기관, 외국인 많이 사는 종목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 주체별로 실적이 크게 엇갈린 이유로 기관과 외국인이 기초체력이 탄탄하고, 올해 상승 흐름을 보인 종목에 주로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개인은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거나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는 종목을 많이 골랐다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올해처럼 증시가 급변동하는 장세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분석해 종목을 발굴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는 이런 측면에서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이 많이 산 종목들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유가 등 악재로 타격을 받은 것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남은 기간 투자할 때 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을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가가 오르려면 △기업실적 △기초체력 △수급 등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기관과 외국인이 산 종목은 수급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간접투자문화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증시에서 기관이 미치는 영향력이 외국인을 앞서기 시작했다”면서 “국내 증시에서 ‘팔자’로 일관했던 외국인도 지난달 순매입으로 돌아서면서 영향력이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주체별 순매입 상위종목 및 등락률

<기관>
순위종목순매입 금액
(원)
등락률
(%)
1삼성전자1조5650억33.27
2하이닉스반도체1조564억19.46
3현대자동차9587억17.32
4포스코6452억―2.78
5삼성테크윈4683억44.48
6삼성중공업4537억6.59
7현대건설3777억―0.34
8대우조선해양3423억―9.3
9기업은행3385억5.4
10기아자동차3181억20.79
평균13.49

<외국인>
순위종목순매입 금액
(원)
등락률
(%)
1현대제철3430억4.68
2동양제철화학2957억56.57
3SK텔레콤2668억―18.27
4CJ제일제당2664억―9.97
5롯데쇼핑1932억―15.98
6한국가스공사1929억21.76
7KT1718억―5.62
8삼성카드1673억4.97
9LG화학1629억9.26
10LG전자1600억43
평균9.04

<개인>
순위종목순매입 금액
(원)
등락률
(%)
1LG디스플레이1조207억―8.08
2삼성증권5796억―18.61
3㈜한화5317억―40.96
4대한항공4218억―31.64
5STX팬오션4188억―11.87
6LG전자3929억43
7삼성물산3519억―4.58
8금호산업3490억―42.76
9대우조선해양3366억―9.3
10SK에너지2866억―29.28
평균 ―15.41
등락률은 지난해 말 대비.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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