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이 계속되고, 높은 금리를 주던 은행권 특판 상품이 줄면서 금융권에 대기성 자금이 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요구불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 대기성 금융상품에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자금이 증시, 부동산, 은행 정기예금 중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낮은 대신 언제든 입금하고 찾을 수 있는 실세요구불예금은 1월 약 6조8000억 원 줄었지만 2월에는 약 1조6000억 원 늘었다.
국민은행 김병윤 개인상품부 팀장은 “최근 월급통장 금리를 높이고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면서 요구불예금이 약간 늘었다”며 “MMDA 등 대기성 자금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은 1월 약 2조6000억 원 줄었으나 2월에는 약 1조2000억 원 늘었다.
은행권 요구불예금 잔액 추이 (단위: 원) | |
2007년 9월 | 58조576억 |
10월 | 56조5288억 |
11월 | 58조6630억 |
12월 | 61조7267억 |
2008년 1월 | 54조9317억 |
2월 | 56조5569억 |
자료: 한국은행 |
한은에 따르면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 1년 미만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MMF 잔액은 1월 약 8조7000억 원 늘었으나, 2월에는 약 9조6000억 원 늘었다. MMDA가 포함된 수시입출금식 예금도 1월에는 약 7조7000억 원 줄었다가 2월에 약 1조9000억 원이 늘었다.
반면 정기예금 증가액은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들의 특판이 마감되면서 증가액이 1월 약 20조4000억 원에서 2월 약 3조1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이대건 과장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기성 자금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