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O.1]“미국을 질주하자” 현대기아차 브랜드파워 점프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현대기아자동차가 브랜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질적인 측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신(新)상품 개발과 이에 따른 고급 수요자 대상 마케팅을 적절히 섞어 늦어도 2010년까지는 브랜드 이미지를 변신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현대기아자동차를 설명하는 데 있어 ‘가격대비 좋은 품질’이란 말 대신 ‘최고의 품질과 이에 상응하는 가격’이란 말이 널리 퍼지기를 회사 측은 바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2006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를 선보여 호평 받은 데 이어 올 초에도 제네시스(세단)와 모하비(SUV)를 잇달아 내놓아 고급차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 ‘고급차 3인방’ 흥행 효과에 기대

베라크루즈는 현재 세단과 SUV를 합쳐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기아차 중 가장 비싼 가격대(2만8000달러)에 초기 가격이 형성돼 있다.

얼마 전 미국 최대 자동차정보제공회사인 ‘켈리블루북’은 베라크루즈를 ‘2008년도 최고의 가족 친화 차량’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켈리블루북은 “정숙성과 운전 중 안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올 6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제네시스는 현대차 최초로 3만 달러를 넘어 최대 4만 달러 이상의 수출 가격이 검토되고 있다. 품질 면에서는 BMW5시리즈나 벤츠E클래스, 렉서스 ES350 등 현지 가격 5만 달러 전후의 이른바 ‘명품 차’들과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고 현대차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30초당 270만 달러(약 25억3800만 원)라는 거액이 들어가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개막전 광고를 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서 ‘VIP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제네시스 한정 시승행사’이다. 현대차 북미법인에 따르면 가구소득 15만 달러(약 1억4100만 원) 이상의 45∼55세 전문직 종사자와 정치인, 언론인 등 오피니언 리더급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사전 시승 기회를 주고 있다.

제네시스는 국내에서도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브랜드 관리에 힘쓰고 있다. 회원들에게는 차량 고장으로 1일 이상 견적이 나올 경우 서비스센터 현장에서 렌터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고품격 문화공연과 골프클리닉 행사를 마련해 우선적으로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프리미엄급 SUV를 표방하는 모하비도 제네시스에 뒤지지 않는 브랜드파워를 구축할 것이라고 기아차 측은 예상했다. 이미 1월 국내에서 2453대를 팔아 국산, 수입 SUV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익숙한 기아차 로고를 없앤 대신 독자 엠블럼을 선보인 것도 눈에 띈다.

모하비는 특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독일 ZF사의 6단 변속기가 갖춰져 있다. 기어 변속으로 인한 미세한 떨림도 거의 없앴다는 평가를 받는 ZF사의 6단 변속기는 아우디(A8)나 BMW(5 및 7시리즈) 등 해외 고급 브랜드 차에 주로 적용되는 변속기다.

○ 브랜드를 경영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05년 1월 ‘브랜드 경영’을 선포했다.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껏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세련되고 당당한(Refined & Confident)’, 기아차는 ‘즐겁고 활력을 주는(Exciting & Enabling)’을 대표 이미지로 마련해 놨다.

당시 △2005∼2006년 브랜드 경영기반 구축 △2007∼2008년 브랜드 전략을 반영한 신차 출시 △2009∼2010년 글로벌 브랜드 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의 로드맵을 만들었다.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품질력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격개선에 의한 수익성 증대→재투자→품질 및 제품력 향상→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선순환 고리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미국의 브랜드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의 연간 브랜드파워 조사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는 44억5300만 달러로 자동차 브랜드 중 도요타 벤츠 BMW 혼다 포드 폴크스바겐 아우디에 이어 8위에 그친다. 1위 도요타(320만 달러)에 비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10년경에는 세계 자동차 생산회사 중 생산량 기준으로 4위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파워도 5위권 내로 들어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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