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생산성 1위-무분규’ 한국얀센의 메시지

  • 입력 2008년 2월 20일 03시 06분


최근 몇 년간 제약업계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잇따른 한국 공장 철수 및 매각’이 주요 뉴스였습니다. 작년 8월에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청주공장을 SK케미칼에 매각했고, 1월에는 한국GSK가 공장을 국내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2006년 4월에는 국내 최대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화이자가 한국 공장 철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4년 15곳이었던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 공장은 연이은 철수 속에 결국 한국얀센, 바이엘쉐링코리아, 한국오츠카, 한국MSD 등 4곳만 남게 되었습니다. 관련업계에서는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을 떠난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이 제약부문 계열사인 얀센-실락이 운영하는 한국얀센 공장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존슨앤드존슨은 한국얀센 공장을 아시아 판매를 위한 생산 거점으로 격상시키고 투자를 더 늘리기로 1월 중순에 결정한 것이죠.

▶본보 18일자 A2면·19일자 B1면 참조

▶한국얀센공장 亞생산거점 격상

▶한국얀센 “생산성 1위 비결은 한국식 화합 경영”

한국얀센 공장은 어떻게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까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우선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공장을 떠나는 이유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박선미 부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은 한국에 투자하고, 생산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옮겨 가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분석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 공장장은 “다국적 제약사로서는 한국 공장의 생산량이 전체의 3%도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공장을 철수시킨다”며 “특히 강경 노조를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고 귀띔했습니다.

한국얀센 공장은 전 세계 20개 얀센 공장 중 생산성 1위입니다. 이를 통해 인건비 문제를 해결한 것이죠. 또 1983년 공장 설립 이후 무(無)분규로 강경 노조 문제도 없앴습니다. 게다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존슨앤드존슨 미국 본사는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종합해 흔쾌히 한국얀센 공장의 격상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번 결정이 한국 사회에 던져 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형준 기자 산업부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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