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투자 이야기]국부펀드와 장기투자 닮은 꼴?

  • 입력 2008년 2월 20일 03시 06분


최근 다보스포럼이나 선진7개국(G7)회의 등에서 국부(國富)펀드의 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부펀드는 국가가 보유한 자산, 즉 보유 외환과 국가 재정 잉여분의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다.

유가 상승으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인 중동 산유국, 노르웨이에 이어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로 달러가 쌓이고 있는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이 앞 다퉈 국부펀드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인도도 국부펀드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과거에 이 나라들은 중앙은행에 쌓이는 달러를 안전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달러화 약세로 땀 흘려 번 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공격적인 투자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국채에 ‘저축’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부펀드를 만들어 좀 더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조성된 국부펀드의 규모는 2007년 말 현재 2조9000억 달러에 이른다. 2022년에는 27조700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다고 하니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부펀드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는 국부펀드의 투자 행태를 보면 크게 두 가지 점이 눈에 띈다.

첫째, 철저히 선진국의 기간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금융 공항 증권거래소 천연자원 등 한 나라의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분야를 골라 그중 선도적인 회사에 투자한다.

둘째, 직접 투자하기보다 최첨단 금융기법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에 투자해 간접적으로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면서 투자 수익도 노린다.

국부펀드는 국가와 전 국민의 재산이라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확실한 곳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투자를 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망하지 않고 지속된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가장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바로 국부펀드의 투자 관점이다.

백경호 우리CS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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