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괄 사령탑까지…” 직원들 충격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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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패닉상태

삼성그룹은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전략기획실과 법무팀, 이건희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전날 이 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과 그룹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 등 주요 임직원 6명의 자택에 이어 이뤄진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 본관과 이 회장 자택이 압수수색당한 것도 승지원에 이어 사상 처음”이라며 “그룹이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그룹 내에서는 “경위야 어쨌든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려 2006년 168억 달러(세계 21위)로 평가된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됐다.

15일 이뤄진 삼성 본관에 대한 특검의 핵심 압수수색 대상은 삼성본관 26∼28층에 있는 전략기획실과 11층의 법무팀이었다.

승지원이 이 회장의 집무실로 삼성의 ‘심장부’라면 전략기획실은 이 회장의 뜻을 받들어 삼성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사령탑’으로 꼽힌다.

전략기획실의 모태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시절의 비서실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1998년 구조조정본부로 개편됐고 이후 대선자금, X파일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2006년 전략기획실로 축소 개편됐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8층에는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집무실이 있어 그룹 경영 전체를 총괄한다. 같은 층 회의실에서는 매주 수요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핵심 임원들이 참석해 경영 전반을 논의하는 사장단협의회(일명 수요회)가 열린다. 이학수 부회장이 주재하고 그룹의 각종 경영전략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전략기획위원회(일명 9인회)도 이곳에서 개최된다.

또 27층에는 그룹 전체의 재무와 인사를 관할하는 팀이, 26층에는 기획과 홍보, 경영진단(감사)을 관할하는 팀이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은 각 계열사가 마련한 투자 고용 사업계획 등을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정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며 “전략기획실이 마비되면 그룹 전체의 경영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영상취재: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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