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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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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7.05% - 우리銀 8.05%… 중도수수료도 차이
신용대출 - 고정금리 꺼려… 최저금리는 받기 힘들어
최근 연일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돈을 빌리는 사람으로서는 조금이라도 싸게 대출을 받고 싶지만 각 은행의 복잡한 대출 조건을 모두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발품’을 들이는 만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 은행별 동일담보 대출 금리 제각각
본보 기자가 4대 시중은행에서 시가 7억5500만 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3개월 변동금리·3년 거치 17년 상환 조건) 금리를 문의한 결과 은행에 따라 최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현재 대출금리는 우리은행이 연 8.05%, 국민은행 연 8.1%, 하나은행 연 7.8%, 신한은행 연 7.05% 등이었다.
최대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연 7.5%,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연 7.05%로 대출받을 수 있었다.
중도상환수수료와 담보설정비용부담도 은행별로 차이가 컸다.
하나은행은 담보설정 비용을 대출자가 부담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지만 국민은행은 대출 후 3년 이내 상환하면 대출금의 0.7%, 신한은행은 3년 이내 0.5∼2.0%, 우리은행도 기간별로 0.5∼1.0%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대출 한도는 대부분의 은행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정, 상환 기간 20년 등의 조건에 따라 연소득의 약 3배를 제시했다.
○ 은행들, 신용대출 및 고정금리 대출 꺼려
은행들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에 대해 대부분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대출 여력이 부족해지자 무담보 신용대출부터 줄이고 있는 것.
입사가 확정된 대졸 신입사원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하나은행(연 7.9∼8.4%)뿐이었다. 국민은행은 입사 후 1년 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입사 6개월 뒤에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직원은 “최근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으니 다른 외국계 은행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 직원은 또 “최근 예금에 비해 대출이 많아 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당수 은행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다” “관련 상품이 없다”며 고정금리 대출을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고정금리 대출은 중장기적으로 금리 변동의 부담을 은행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들이 제시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직원은 “본점에서 제시하는 최저 금리 연 6.8%로 대출받은 사람을 1명밖에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우리銀, 신용등급 따른 대출금리차 확대 내일부터 적용▼
우리은행이 10일부터 중소기업, 개인 등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를 더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최대 0.2%포인트까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시행된 ‘신BIS협약(바젤2)’에 맞춰 고객들의 신용등급에 따른 대출금리를 10일부터 조정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조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 14개 신용등급 가운데 ‘A-’ 이상 4개 등급의 우량 중소기업은 대출금리가 0.02∼0.03%포인트 낮아진다. 하지만 ‘BBB+’ 등급은 대출금리가 0.01∼0.02%포인트, ‘BBB∼BB+’ 등급은 0.05∼0.1%포인트, ‘BB’ 등급 이하의 중소기업은 최대 0.2%포인트까지 금리가 높아진다. 또 ‘B+’ 이하의 하위 4개 등급은 대출이 안 된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가 조정되며 평균적으로는 대출금리가 0.03∼0.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를 적용함에 따라 대기업 대출금리는 평균 0.02%포인트, 중소기업은 평균 0.09%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라 군소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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