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도 비켜 가는 주상복합, 왜 인기 있나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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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지만 주상복합아파트는 비교적 순조롭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에는 거품이 끼여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지만 주상복합아파트는 비교적 순조롭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에는 거품이 끼여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쟁률 71 대 1.’

한여름 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이변이 생겼다. 대성산업이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에 짓는 ‘대성 디큐브시티’가 1순위에서 최고 71 대 1(85m²형)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의 평형에서 마감된 것이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부산에서 선보인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경기 남양주시의 ‘마제스타워 도농’도 예상과 달리 각각 6.25 대 1과 1.05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선전했다.

이들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주상복합아파트라는 점이다. 주상복합의 신화는 부동산 침체기에도 끄떡없는 것일까.

○ 수도권 주상복합 미분양률 8% 불과

올 상반기(1∼6월) 전체 아파트 시장의 미분양률은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한 업계 추정치는 25∼30%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 성적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9일까지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는 30개 단지 1만2615채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분양 가구는 2773채로 전체 미분양률은 21.9%.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미분양률은 8.6%에 불과했다.

8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40개 단지 1만4048채의 분양이 몰려 있다. 특히 9월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고급 마감재를 쓰는 주상복합아파트는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 강남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기

주상복합의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강남 아파트 대체재’로서의 역할 때문이다.

오피스텔의 아류(亞流) 정도로 취급받던 주상복합이 고급 주거시설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대림아크로빌이 지어지면서부터. 그 후 외환위기를 겪은 건설사들이 상업용지에 업무용 빌딩보다 수익률이 높은 주상복합을 짓기 시작하면서 서울 노른자위 땅에 주상복합이 잇따라 들어섰다.

더욱이 각종 규제로 강남권 신규 공급이 줄면서 수도권에 강남 수요를 흡수할 고급 주거단지가 필요하게 됐다. 이런 이유로 조성된 곳이 서울 용산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등의 주상복합촌이다.

상업시설이 최소화된 점도 주상복합을 선호하게 만든 요인. 당초 주상복합의 상업시설 비중은 전체 면적의 30%였지만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을 기점으로 10% 미만으로 줄면서 주거환경이 좋아졌다.

대형 단지에는 쇼핑센터와 문화 및 레저시설까지 함께 들어서면서 주상복합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 ‘주상복합 불패(不敗)’는 없다

그러나 주상복합 불패 신화에는 거품도 많이 끼여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대표적인 주상복합촌인 강남구 도곡동조차도 타워팰리스를 제외하곤 대부분 주상복합의 수익률이 주변의 일반 아파트에 뒤진다.

115m²(35평)형 안팎의 경우 타워팰리스는 13억 원대지만 같은 단지나 다름없는 대림아크로빌과 아카데미스위트는 7억3000만 원 선이다. 인근에 있는 일반 아파트 도곡렉슬(14억4500만 원대)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주상복합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통풍이 잘 안 되고 전용면적이 좁기 때문이다. 또 일부 대형 단지나 주상복합 밀집촌을 빼면 공원과 놀이터 등이 갖춰진 아파트보다 단지 환경이 훨씬 열악하다. 관리비도 같은 크기의 일반 아파트보다 평균 30∼50%가량 비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작되면 수요층이 두텁고 입지 여건이 좋은 판교나 용산 등을 제외하곤 주상복합이 계속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2007년 하반기 주요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 계획
지역사업공급량(채)면적(m²)분양 시기
경기 용인시 신갈동성원상떼빌404112∼2977월
서울 중구 황학동황학아크로타워263109∼1918월
경기 용인시 죽전동월드메르디앙104152∼1878월
광주 서구 마륵동 광주주호 어울림395175∼2089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마제스타워498115∼3149월
서울 중랑구 묵동묵동자이411128∼2389월
충남 아산시 배방면펜타포트793132∼3309월
대구 북구 칠성2가하우스토리282109, 15510월
서울 중구 회현동1가 회현동 롯데캐슬386171∼30710월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주공 주상복합476105∼19112월
경남 마산시 양덕동메트로시티2차1732158∼337미정
충북 청주시 복대동지웰시티2차1940125∼254미정

자료: 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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