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017]제약업계, 글로벌 시장 개척에 사활 걸었다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코멘트
중외제약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하여 지난해 충남 당진에 준공한 수액공장. 이 공장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 규정을 충족하는 시설 규격을 갖췄다. 사진 제공 중외제약
중외제약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하여 지난해 충남 당진에 준공한 수액공장. 이 공장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 규정을 충족하는 시설 규격을 갖췄다. 사진 제공 중외제약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는 해외에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제약업종은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의 구분이 없는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이 때문에 외국계 제약사들의 국내시장 공략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제약사들도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제약업체들은 또 국제 의약품 품질관리기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 “해외시장 열어라” 제약업계 글로벌 전쟁 준비

대웅제약은 최근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에 현지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세계 4위의 제약 강국인 인도는 세계 생명공학의 허브로 최근 급부상하는 나라다. 한미 FTA 체결과 이에 따른 시장 개방에 대비해 해외 현지 연구 및 생산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인도 연구소 외에도 해외 법인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 5개 국가에 지사 또는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외제약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수액 플랜트를 수출한다는 양해 각서를 현지 제약사와 체결했다.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 수액 플랜트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은 중외제약이 처음이다. 중외제약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 연간 수액 3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초수액 공장을 2009년 말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에이즈치료신약의 원료가 되는 FTC와 항생제 PMH, 항바이러스제를 중심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생명과학은 이미 세계 70여 개국에 신약 팩티브를 비롯해 유박스B, 에스포젠, 부스틴 등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이다.

○ 글로벌 GMP 인증 규정 충족하는 제품 생산이 관건

LG생명과학은 또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해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성장호르몬 약품 ‘디클라제’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FDA의 cGMP 기준에 맞게 설비를 갖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동아제약은 2007년 신약, 2008년 전문약, 2009년 일반약, 2010년 의약외품 등을 선진국 인증 수준에 맞게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을 앞두고 EU-GMP 수준의 항암제 전용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며 “또 현재의 천안공장 외에 제2공장 설립 계획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은 1999년 독일, 2003년 호주 식약청으로부터 오메드의 현지 GMP 인증을 받고 유럽과 오세아니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독일 정부의 실사는 2, 3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으로 생산설비, 공정, 품질관리, 인력 등의 분야를 까다롭게 평가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현수 대웅제약 연구본부장▼

美中인도에 연구소 설립 선진국 시장 공략

“이르면 내년에 인도에 현지 연구소를 세우게 됩니다. 올해는 중국과 미국에 현지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대웅제약 연구본부장인 김현수(54·사진) 상무는 해외 현지 연구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 회사가 적극적으로 해외 연구소 설립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상무는 “신약 연구는 개발 경험이 많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이 효율적이고, 천연물 연구는 중국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국내에서 연구하는 것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사는 인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2명의 연구원이 파견돼 현지의 기술 등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연구소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김 상무는 “인도에는 싼 인건비에도 훈련이 잘된 고급 연구 인력이 많다”며 “궁극적으로는 이런 인력을 통해 미국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지사 또는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국가에서 현지 제약사 인수나 연구소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윤범진 중외제약 해외사업본부장▼

2010년 당진공장 완공 年수출 1000억 목표

“2010년까지 수출액을 1000억 원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외제약 지난해 수출액은 250억 원. 올해 예상 수출액은 320억 원이다. 4년 만에 수출액을 4배로 늘린다는 목표는 어쩌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 해외사업본부장인 윤범진(44·사진) 상무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자체 개발한 이미페넴의 제조 기술을 다국적 제약회사인 산도스에 수출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는 매년 150억 원의 추가 수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본메이지제약에서 원료를 수입해 생산하는 하데카신의 수출도 매년 50억 이상 됩니다.”

그는 또 “2010년 cGMP 규정을 충족하는 당진공장이 완공되면 완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액(輸液) 생산량에서 세계 5∼6위권인 중외제약은 앞으로 해외 수액 시장을 석권한다는 야심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해 베트남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인 특수 영양수액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것이 윤 상무의 설명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장종환 녹십자 종합연구소소장▼

C형간염 백신 임상시험 후 다국적社와 제휴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해외수출 역량을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맞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녹십자종합연구소의 장종환(57·사진)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과 수출에 좋은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녹십자는 바이오 신약으로 세계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골다공증 치료제인 ‘rhPTH’가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EA)의 기준에 맞는 임상 3상 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항암제로 개발 중인 ‘그린스타틴’은 미국에서 비임상시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신약을 개발한 후에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신약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금력과 해외 마케팅 경험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세계에 판매하려면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해 그들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녹십자는 현재 개발 중인 ‘HCV(C형 간염) 백신’의 전(前) 임상시험이 끝나는 대로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