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에 다 싣고 온가족 車車車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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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2명을 두고 있는 회사원 박정호(38·서울 강남구 논현동) 씨는 요즘 주말이 유난히 기다려진다. 최근 구입한 기아자동차 그랜드카니발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었기 때문이다. 한 달 월급인 350만 원이 들어갔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커서 처음에는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던 아내에게서 칭찬까지 들었다. 자동차가 오디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DVD, 내비게이션, MP3, 게임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 영화, 음악, 게임을 차 안에서

박 씨가 처음부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중고로 그랜드카니발을 구입했는데 옵션 없는 기본형이어서 오디오의 음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음악을 좋아해 나름대로 귀가 고급스러운 박 씨는 스피커와 CD플레이어 정도만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내비게이션과 DMB를 동시에 지원하는 ‘올인원’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올인원 기기는 외부입력 기능을 통해 내려받은 영화 파일을 볼 수 있는 디빅스(DivX) 플레이어는 물론 후방 카메라와 게임기 등을 연결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장치에다 저음을 들려주는 서브우퍼와 앰프,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15인치 모니터까지 추가로 달기로 했다.

며칠에 걸쳐 아내를 겨우 설득해 허락을 얻어냈고 주말을 이용해 친구에게 소개받은 오디오 전문 장착점에서 깔끔하게 작업을 마쳤다. 장착하는 데 5시간 정도 걸렸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작업이 끝난 올인원 기기의 스위치를 켜는 순간 기본 오디오에 비해 훨씬 좋아진 음질과 선명하게 보이는 DMB는 감동 그 자체였다.

○ 즐거운 운전, 신나는 아이들

그는 날씨도 풀리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테스트할 겸 1박 2일간 아이들을 데리고 강원 강릉시에 다녀왔다. 차 안에서 1시간을 넘기면 징징대던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뒷좌석에 앉아 천장에 설치된 모니터로 만화영화 DVD 1편을 본 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신나게 게임을 즐기는 사이 강릉에 도착한 것이다.

돈을 너무 많이 들였다며 뾰로통해 있던 아내도 후진할 때 후방 카메라로 선명하게 차 뒤의 상황이 올인원 기기의 모니터에 나타나자 눈이 동그래지며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주중에 주로 차를 운전하는 아내는 주차에 영 자신이 없었는데 이젠 문제없게 됐다며 반기는 눈치였다.

다만 주행 중 DMB나 영화를 보면 주의력이 떨어져 사고 확률이 높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운전할 때는 음악만 듣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얼마나 지켜질지 걱정이다.

오디오 전문점인 우주통상 조문찬(32) 사장은 “4, 5년 전의 절반 가격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돼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입맛에 따라 25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면 즐기기에 충분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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