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야, 미술관이야?"

  • 입력 2007년 3월 14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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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야, 미술관이야?"

백화점들이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예술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들은 예술 작품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는 데 많게는 수백억 원씩 투자하지만 고객들에게 고급 매장의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유명 작품들을 빌려와 전시하는 백화점이 대부분이지만 아예 구입해서 영구 전시하는 곳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명품관 '에비뉴엘'에서 세계적인 유명 예술가들의 회화, 조각, 사진 등을 보여주는 '아트 전시회'를 갖고 있다. 이달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모빌 조각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50억 원 상당의 작품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걸작들이 출품됐다. 이들 작품은 전시장을 정해놓기 보다는 복도나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 매장 곳곳에 전시돼 있어 고객이 쇼핑을 하는 동안 짬짬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종환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매니저는 "에비뉴엘은 2005년 3월 개관 이후 매달 주제를 바꿔가며 전시회를 갖고 있다"며 "쇼핑과 함께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본점 '갤러리 H'에서 팝아트 선구자인 앤디 워홀(1928~1987년)의 '서기 20주기 회고전'을 갖고 있다. 이달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마릴린 먼로', '블루 재키', '꽃', '자화상' 등 대표작 17점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작품의 가치는 약 350억 원으로 작품 당 가격은 2억5000만~64억 원이다.

김길식 현대백화점 판매기획팀 부장은 "하루에 1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백화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매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달 28일 개관한 본관을 세계적인 명품들과 함께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쇼핑 공간으로 만들었다.

건물 내부 곳곳에 국내외 작가들의 그림이나 사진이 200여 점 걸려 있다. 본관 6층에 만든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에는 영국 출신의 조각 거장 헨리 무어의 '여인와상'을 비롯해 프랑스 여성 작가 루이스 부르즈아의 '스파이더' 등 감정가가 수십 억 원대에 이르는 고가 조각 작품을 설치됐다. 신세계 측은 이들 작품 구입을 위해 350억 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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