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급, 2035년 GDP 초과”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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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지출을 늘려 고령화에 대비하는 현 정부의 재정정책은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또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현재 5% 안팎인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에는 2%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본보 지난해 12월 22일자 A1면 참조
▶“한국 잠재성장률 2%로 추락할수도” IMF 장기전망 보고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화 사회 대비 협동연구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 KDI 고령화 보고서 “연금 구조조정 나설때”

○건강보험 진료비 2020년 54조 원

현 사회복지 체제를 유지할 경우 2000년 기준으로 미래 세대의 1인당 재정 부담 규모는 1억2234만1000원으로, 2000년에 태어난 세대(5602만5000원)보다 120%가량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는 “이는 현 재정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며 “현 재정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사회보험 재정의 불균형과 사회복지 관련 지출이 향후 재정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연금 및 의료비 수요 급증에 따른 사회복지 지출 확대는 고령화의 또 다른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개혁 여부가 불투명한 국민연금이 현 상황을 유지할 경우 총채무(지급해야 할 연금)는 2005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53.2% 수준에서 2035년에는 GDP의 10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2070년에는 GDP의 17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이 내야 할 진료비 규모도 지난해 말 25조 원 안팎에서 2010년 33조 원, 2020년 53조9000억 원, 2030년 80조8000억 원, 2040년 107조5000억 원 등으로 추정됐다.

KDI는 본격적인 고령화가 시작되기 전에 연금 구조조정을 통해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개혁하고 연금제도의 지나친 관대함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 2020년대 2%대 추락

이 보고서는 현재의 출산율(가구당 1.19명)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고령화가 현 추세대로 진행되면 노동력과 저축 등 자본 축적이 줄어들어 잠재성장률이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평균 4.56%의 성장률을 유지하지만 △2011∼2020년 4.21% △2021∼2030년 2.94% △2031∼2040년 1.60% △2041∼2050년 0.74% 등으로 내려간다는 것. 노동시장도 급속히 고령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기준으로 전체의 25%였던 50세 이상 노동력 비중은 2050년에는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핵심 노동력인 25∼49세의 비중은 2000년 66%에서 2050년에는 44%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말 현재 61% 안팎인 경제활동참가율도 2018년에는 56.3%, 2050년에는 49.2%로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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