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그룹회장 "회장에 인사전권 부여해야"

  • 입력 2007년 1월 18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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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우리금융그룹회장은 17일 우리금융그룹의 회장직과 우리은행장직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회장에게 행장 선임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 은행들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통합 과정을 한차례 더 거쳐 대표 은행이 2~3개로 압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과거 금융그룹과 은행 전략이 충돌해 때로는 심각한 대화 단절이 발생하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회장은 "행장의 인사권이 회장에게 없을 경우 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행장을 다시 분리한다면 회장에게 우리. 경남. 광주은행장의 선임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은행별로 비정규직 관련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지만 창구 업무와 콜센터 업무는 경력 2년 이내의 미숙련 직원에게 맡겨놓을 수 없다"며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된 이상 고객과 접점에 있는 창구 직원과 콜센터 직원들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고객 만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집행부가 정규직 임금 동결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킬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노 갈등은 없다고 본다"며 "2007년도 임금 협상 때 보상을 더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생산성 향상 범위에서 급여 인상 압력을 해결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작년 실적에 대해 "지난해 자산이 46조원 증가했고 2년새 67조원 늘어 인수.합병이 아닌 자생적 성장을 통해 우리 손으로 외환은행 한 곳 만한 자산을 일궈냈다"며 "7조~8조원 수준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쾌거"라고 자평했다.

이어 "자산이 늘었지만 철저한 관리와 여신문화 개혁을 통해 연체율을 0.96%로 대폭 개선했다"며 "더 중요한 것은 과거 한빛은행 시절과 달리 임직원들이 영업 현장에서 경쟁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이 회복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급여 통장을 우리은행에 두고서도 카드와 대출은 다른 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이 우리은행에 거래를 집중하면 막강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난해 확보한 우량 자산과 우량 고객 위에 수익성과 내실의 탑을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국내 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금융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한번 더 통합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며 "예선을 통해 국가 대표를 2~3곳으로 줄이고 일본과 중국계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홍콩 등 동남아에서 상권을 쥐고 있는 화교와 중국은행이 손을 잡을 경우 진출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중국이 이제 국제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국민 세금으로 세워진 은행이라 사명감이 강해야 한다"며 "올해 아시아 시장을 넘나들 수 있는 인재 양성에 가장 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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