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천억대 첨단장비 대학에 제공
학생들이 사용한 자동차설계 소프트웨어 ‘NX’는 CD 1장에 5억 원을 호가한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미국 GM이 사용하고 있는 이 소프트웨어는 GM대우에서 제공했다.
GM대우자동차 김정호 연구원은 “이 과제는 실제 생산 공정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사용되는 기술로 나도 학생 때부터 이런 첨단기기를 사용했다면 회사 적응이 훨씬 빨랐을 것”이라며 부러워했다.
성균관대는 NX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작 전 과정에 실제로 사용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추고 있다.
판매가격으로 따지자면 2608억 원에 이르는 이 장비들은 10월 국제 산학협력 지원 프로그램인 ‘PACE’로부터 지원받은 것이다.
PACE는 GM과 정보기술(IT)기업인 EDS,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 산학협력 지원 프로그램.
PACE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전 세계 38개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선 성균관대 고려대 홍익대 등을 지원했다.
시스템경영공학과 2학년 강신묵(21) 씨는 “이론으로만 배우던 것을 실제 해볼 수 있어 흥분 된다”며 “취업과도 직결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학생들의 열의가 높고 상대평가라서 학점 따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 석·박사 양성… 고급인력 선점
연구관은 소음진동실험실 등 8개의 연구실로 꾸며져 있다. 4, 5층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9개의 자동차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현대차그룹은 전국에서 매년 150여 명의 석박사를 선발해 2년 과정의 이론·실무교육을 제공한다. 연구관 운영에만 한 해 100억 원을 쏟고 있다.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다.
현대차그룹의 산학협력 지원계열사인 NGV 심대용 부장은 “석박사에 대한 실무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회사에서 채용한 인원이 4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달 2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테크니컬센터에서 임직원들이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준비한 콘셉트카 10대의 품평회를 가졌다. 이 회사 연구원들은 올해 3월부터 매주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미래형 자동차 제작을 도왔다. 쌍용자동차도 10월에 전국 30여 개 교육기관에 체어맨과 엔진 등 차량 150대 규모의 실습용 기자재를 기증했다.
성균관대 노상도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산학협력으로 학생들은 취업이 늘고 회사는 실무에 능한 인재를 뽑을 수 있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