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용돈 아직도 현금 주세요?

  • 입력 2006년 11월 29일 02시 55분


회사원 장동식(42) 과장은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에게 주기 위해 최근 선불카드를 만들어 줬다.

중학생 아들에게 현금으로 용돈을 주면서 용돈기입장을 적게 했더니 한 달도 못 가 숙제를 하는 것처럼 지겨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들에게 무분별하게 용돈을 사용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선불카드가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줬다.

용돈기입장 대신 월말이 되면 아들에게 “인터넷에서 이달 선불카드 사용 명세를 출력해 오라”고 말하면 된다. 아들도 용돈기입장을 쓰는 것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사용 명세와 잔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신용카드처럼 편리한 체크·선불카드

체크카드와 선불카드는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이 쓸 수 있다.

다만 통장에 남아 있는 예금 또는 충전 금액만큼만 쓸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체크카드는 은행 통장 잔액에서 카드 사용액만큼 결제된다는 점에서 직불카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체크카드 사용처가 직불카드 사용처보다 10배 이상 많고, 오후 10시경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시간이 지나면 쓸 수 없는 직불카드와 달리 24시간 쓸 수 있다.

선불카드는 통장 잔액 대신 미리 충전한 금액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청소년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용돈관리 교육용 카드로 인기다.

체크카드와 선불카드는 2003년 신용대란을 겪은 뒤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나자 카드사가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고객에게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했다.

부모로서도 자녀의 용돈 사용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다 현금 분실 및 도난 위험도 예방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

또 신용카드처럼 영화관과 놀이동산 등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연회비도 대부분의 체크카드와 선불카드가 평생 무료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체크카드를 발행받은 10대 고객 수는 2003년 7만4000명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5만4000명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44만3000명을 넘어섰다.

○어떤 카드가 나와 있나

삼성카드는 체크카드와 똑같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식 선불카드 ‘삼성올앳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체크카드처럼 가입비나 연회비가 없으며 최대 50만 원까지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LG카드도 ‘프리아이(Pre-i)카드’라는 선불카드를 판다. 한 사람이 5장까지 발급받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장의 카드 잔액을 한 장에 합칠 수도 있다.

롯데카드의 롯데시네마 체크카드는 롯데월드 무료입장, 롯데시네마 영화관람비 1500원 할인 등의 혜택이 있다.

신한은행은 청소년 금융교육용 카드인 ‘신한비자벅스카드’를 내놓았다.

세계 3000만여 개의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이용할 수 있어 유학생 자녀의 용돈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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