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디자인이 닮았네!…自社제품 ‘닮은꼴’ 마케팅 눈길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LG전자의 MP3플레이어 ‘앤 뮤직 DMB’는 초콜릿폰과 외관이 상당히 닮았습니다. 의식적으로 초콜릿폰의 디자인을 모방했기 때문이죠.”

최근 심재진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소장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자회사들이 디자인 정체성을 추구하며 자사(自社) 제품끼리 디자인을 공유하고 있다. 이른바 ‘닮은꼴’ 디자인 제품이다.

휴대전화와 카메라, MP3플레이어와 노트북 컴퓨터, 데스크톱 PC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서로 다른 제품군끼리 색상과 소재를 통일시켜 하나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출시된 초콜릿폰의 간결한 디자인과 검은색을 이 회사의 디자인 정체성으로 내건 이후 MP3플레이어, 노트북 컴퓨터 ‘엑스노트’ 시리즈, UP3(MP3를 재생할 수 있는 USB 메모리카드)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회사의 전자·정보기술(IT)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세트 구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디자인 충성도’도 노릴 수 있다.

소니 에릭슨은 올해 초 휴대전화 ‘K800i’를 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사이버샷폰’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카메라폰인 K800i의 카메라 뚜껑덮개는 소니가 지난해 선보인 디지털카메라 ‘사이버샷 DSC-T7’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유명 산업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씨가 디자인 총괄 부회장으로 있는 애플은 MP3플레이어인 아이팟과 노트북 컴퓨터인 맥북의 디자인을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으로 통일시켰다.

삼성전자도 보르도 TV의 디자인을 홈 시어터 시스템에서 따왔다. 슬림한 디자인을 강조한 ‘스킨폰’은 이 회사의 MP3플레이어인 ‘YP-T8’과 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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