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신청 사상 최대…서민경제 위기

  • 입력 2006년 7월 30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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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현재 개인파산 신청자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경기마저 하강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소득과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가와 공공요금 등 물가 불안까지 우려되고 상승세를 계속하는 금리는 서민을 압박하고 있다.

◇개인 파산 신청 사상 최대

30일 관련 부처와 대법원, 금융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개인파산 신청자는 4만95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배에 이르면서 연간 기준으로 개인파산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전체 규모(3만8773명)를 1만명 이상 넘어섰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2000년 329명, 2001년 672명, 2002년 1335명, 2003년 3856명, 2004년 1만2317명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파산 신청자는 1월 5383명, 2월 6099명, 3월 6197명, 4월 1만247명, 5월 1만304명, 6월 1만1351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고 4월부터는 월별신청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이용하려는 사람 5113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거비·병원비 등 생계형이 36%로 1년 전 20%의 1.8배로 늘어났다.

◇경기하강 우려 속 소득과 고용은 개선없어

실제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에 비해 0.8%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1분기(1~3월)의 0.5%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앞으로 경기동향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5개월 연속 하락,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제기했던 경기 하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자리 증가 부진이 문제다. 올해 들어 6월까지 늘어난 평균 취업자 수는 30만6000명 정도로 정부가 하향 조정한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치(35만 명)를 밑돌고 있다. 특히 5월과 6월에는 취업자 증가 수가 3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하반기에 취업자 수가 38만500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경기 하강 조짐 등으로 인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국 가구 중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2.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2.3%와 큰 차이가 없다. 늘어난 소득과 오른 물가를 상쇄하면 실질 소득 증가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유가급등에 서민물가 '들먹'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이달 넷째 주 기준으로 ¤당 1545.67원으로 2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고 경유 가격도 ¤당 1298.98원에 이르러 4주 연속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는 철도운임 상한을 평균 7.2%, 시외버스 요금과 고속버스 요금을 각각 18%와 8%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하반기 내에 최종 인상률을 확정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이달 8일부터 지하철 요금을 평균 26.4% 인상했고 경북 울진시는 이달들어 택시요금을 평균 13% 올렸으며 충남 보령시도 28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금리…서민 금융환경 악화

콜 금리 인상과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서민들의 금융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콜금리 인상을 잇따라 단행, 콜금리가 9개월만에 1.0%포인트 올랐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상당수의 대출상품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상당히 커졌고 한은이 앞으로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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