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긴축… 긴축… 금리인상 ‘쓰나미’ 한국경제도 출렁

  • 입력 2006년 6월 10일 03시 00분


9일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김근태 의원. 연합뉴스
9일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김근태 의원. 연합뉴스
9일 오전 국제금융 뉴스를 검색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P 씨는 수심에 잠겼다.

전날 한국은행 콜금리 인상을 포함해 세계 7개 지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뉴스가 한꺼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불과 24시간 동안 펼쳐진 세계적 ‘금리 인상 도미노’였다.

글로벌 금리 인상의 여파로 세계 증시와 원자재시장,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8일(각각 현지시간) 한국 유럽연합(EU) 인도 남아공 덴마크 등 5개 지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7일에는 터키와 태국이 금리를 올렸다.

○ 국제자금 대이동

세계 각국이 3, 4년 동안의 저금리와 경제호황이 남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그 여파로 국제 자금의 이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브라질 인도 등 26개 개발도상국 주가를 반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지수는 국제 투자자금이 빠지면서 한 달 동안 21%나 급락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8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18.80달러 떨어져 4월 13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값도 한 달 만에 최저치가 됐다.

원자재 값이 내려가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경기 위축 조짐을 보여 주는 셈이다.

더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과 중국 런민(人民)은행도 하반기에 각각 ‘제로금리 정책’ 중단과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세계경기 긴축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 한국 경제에 먹구름

한국도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기 긴축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다.

9일 코스피지수는 일시 반등하긴 했지만 8일까지 4일 연속 급락하면서 7개월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9일 하루에만 55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5월 한 달간 순매도는 3조4153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

결국 세계경기 긴축은 가계에는 ‘외국 투자자 이탈→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소비 위축’으로, 기업에는 ‘수출시장 위축→성장률 둔화→신규 고용과 투자 위축’의 경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긴축은 국내 경기 둔화와 맞물려 내년에 본격적으로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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